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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빠는 없다, 언론만 모르는 문빠의 실체[블로그와] 탁발의 티비 읽기
탁발 | 승인 2017.05.18 09:48

“덤벼라 문빠” “좌표 찍고 달려드는 개떼”

진보언론에 종사하는 기자들이 시민 혹은 독자에게 던진 말들이다. 호기롭게 맞서봤지만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고 결국 본인도, 그들이 속한 언론사도 사과를 했다. 그러나 문재인 지지자들의 진보언론에 대한 분노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부는 사과의 진정성을 말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문재인 지지자 아니 시민들이 진보언론에 분노한 이유는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진보언론 전부가 긴장하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한경오 프레임이라는 말 자체가 마치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조중동처럼 보도한다는 선입견을 준다”면서 “그 말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앞으로는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언론개혁은 내 편만 들어주는 언론을 만드는 게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또한 현재 한경오에 분노하는 시민들에 대해서 상당부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시민 아니 문빠 누구도 문재인 편을 들어달라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애초에 문빠들이 분노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대선 국면에서 조중동은 물론이고 한경오까지 가세한 편파보도에 있다고 한다. 더 파고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까지 이어진다. 

4월 13일 경향신문 모바일 화면 갈무리, 안수찬 기자 페이스북

대표적으로 ‘팔사오입’ 사건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치고 올라오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주춤하던 시기였다. 또한 문재인 후보로서도 줄곧 1강을 유지하다가 견제를 받는 민감한 때였다. 경향신문은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후보 44.8%, 안철수 후보 36.5%를 헤드라인에 44%, 37%로 표기했다. 당시 누리꾼들은 기적의 반올림법이라며 냉소했고, 심한 경우 오보가 아닌 선거개입이라고 비난했다. 과연 팔사오입을 실수라고 할 수 있을까? 현재 진보언론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정확히 알고 싶다면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실수도 상식선에서 해야 변명거리가 생기는 법이다. 이를테면 SBS의 세월호 인양지연에 대한 오보가 그런 경우다. 애매하게 데스킹 과정에서의 허술함이라고 변명을 했으나 믿어주는 사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도 잘못을 했으면 사과하는 척이라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나 그도 하지 않았다. 워낙 대선국면 속에 이슈가 쏟아져 그냥 지나는 것처럼 보였으나 그로 인해 누적된 부정적 인상은 치명적이었다. 

대선이라는 환경이 주는 감정의 증폭도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편파와 왜곡이 누적되면서 시민들은 진보언론들이 조중동과 무엇이 다른지 분간할 수 없다는 자탄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오래 작동했던 진보의 보호막도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 민심의 변화를 진보언론이 보지 못했고, 알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빠 운운하며 빈정거리는 태도를 보였을 뿐이다. 없는 문재인 패권을 몇 년간 우려먹은 것처럼 그렇게 하면 알아서 물러설 거라 기대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일 오후 경기 의정부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문빠라고 부르는 그들은 문재인 지지자이기 전에 촛불시민이다.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을 사서 일부러 사람 많은 곳에 슬그머니 놓고 왔던 사람들이기도 하며, 없는 돈 털어서 한겨레 국민주에 쏟아 부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들을 촛불시민들과 분리시킨다면, 그 모순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진보언론의 위기는 스스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바른정당에서는 문빠, 문팬클럽에게 자진해산하라는 주장을 했다. 이 역시 헛다리짚기는 마찬가지였다. 국내 어지간한 커뮤니티 어디든 문빠가 있지만, 반대로 어디에도 문빠 커뮤니티는 없다. 문빠는 과거 노사모처럼 조직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과거 노사모를 보는 시각으로 문빠를 본다면 아무 것도 찾아낼 수 없다. 조직된 바 없는, 형체는 없는데 대단한 위력을 보이는 것. 그것을 달리 말하면 민심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의 현상이 오마이뉴스의 김정숙 여사 호칭 문제, 한겨레21의 표지 문제로 인한 기자의 도발 등등으로 우연히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어떻게든 불거질 일들이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문빠 아니 시민들은 이 싸움을 문재인 정부의 향후 5년 동안 잠시도 멈추지도, 방심하지 않을 것도 말이다.

21세기 뉴스 소비자들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정보를 수집, 분석, 공유를 해내고 있다. 그것을 달리 집단지성이라고 부른다. 그런 시민들의 실체를 보지 않고 끝까지 문빠라는 프레임 속에서 사태를 조정하려 든다면 진보언론은 분명 더 큰 위기를 겪게 될 것이다. 이들이 진보언론에 일단 요구하는 것은 진정한 고백이며 반성이다. 또한 공정한 역할 수행의 다짐이다. 너무 단순해서 아닐 것 같지만 그것이 본질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탁발  treeinu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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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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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코쿠키 2017-05-27 13:07:16

    좋은 기사입니다. 기사 내용대로 사실 어떻게든 불거질 일들이었던 것 같아요. 말이야 진보언론이지 사실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는 있었는데, 그래도 진보언론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언론 중 하나라 지지했던 게 이번 일로 완전히 정 떨어졌어요.   삭제

    • 미디어스 언론이 진짜 언론이다. 2017-05-24 13:36:21

      미디어스 언론 진짜 기사 잘쓰시네요.
      미디어스도 좋은기사에 후원할수 있는 제도 만드세요.
      이런기사는 후원좀 하고 싶네요.   삭제

      • 도요도요 2017-05-24 13:29:07

        한경오가 진짜 븅신같은게 언제까지 시민들이 지들 신문 볼꺼라고 생각하고 있는거 같아요. 이미 많은 시민들이 sns를 통해서 한경오 기래기들의 만행을 지켜봤고 이에 따라 직접 액션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 시작단계라서 미미해서 그런지 코웃음 치고 있는듯?? 마치 영화 내부자들에서 백윤식 선생님이 말한 "국민은 개돼집니다" 라는 발언처럼??ㅋ 근데 어쩝니까ㅋㅋ 국민들은 개돼지가 아닌걸ㅋㅋㅋ 좋은 신문들 요즘 많으니 국민들이 전부 좋은 신문으로 갈아 탔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삭제

        • 나도문빠입니다. 2017-05-24 13:11:20

          그러나, 제가 운영하는 커뮤너티는 자동차동호회이고, 회원수는 문재인대통령페카페보다 더 많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두고 보고 있습니다. 한경오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고의 혹은 실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누적되면, 불매/광고주 압박 운동을 벌일 것 입니다.
          당연히, 지금도 많은 회원분들이 자발적으로 절독하고 있습니다.   삭제

          • 제시켜 알바 2017-05-24 10:45:05

            좋은 기사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삭제

            • 돌고래 2017-05-23 12:59:25

              정확하고 시원한 기사 감사합니다.
              부정확하고 편파적인 언론은 국민들에게 필요 없습니다.   삭제

              • forever 2017-05-22 23:39:06

                . 한경오 이들프레임이 아주 거만해졌다 마치 자신들이 국민을 앞서 선도할수있다는 산지식인인듯 착각을하는듯. 참고로 우리 문빠(이것도이들이만든것)들은 팬클럽이없다. 자연생성된지지자일뿐이다. 조직이존재하지않는다
                보이지않는 그러나 어마어마한 산같은 각각의 지지자들이 콘크리트처럼 뭉쳐있다. 그흔한 카페도없다. 우리는 노무현대통령을 못지켰다. 이때도 진보언론이라는것들이 더 살벌했다.이제는우리도 달라졌다. 진보라는 가면을쓰고 너희들 손가락질에 따라다닐 그런시대는 지났다.이제는 우리스스로 지킨다. 진보언론이라는 허울.   삭제

                • 그럼나도문빤가? 2017-05-22 13:05:55

                  대통령이 바뀌니 요즘 뉴스 접하는게 즐거운 일인입니다
                  눈살을 찌뿌리게하는 뉴스 사이에 빛이나는 글이네요
                  속이 다 후련해지는군요
                  저들이 시작할때 근간이 되어준것도 국민이었는데
                  스스로 자생하고 있는줄 착각하는 행태라니.. 제살 깎는 줄도 모르고 말이죠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삭제

                  • 나는 행복해 2017-05-22 12:01:04

                    통찰력 있는 기사 감사합니다.   삭제

                    • dkssud 2017-05-22 11:07:30

                      그래서 무서운거다
                      문빠가 국민이라서...
                      문빠는 실체가 없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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