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리그에 대한 분석으로 우리나라 매체에서 많이 다루는 구분법인 강중약. 야구에서는 흔하지만 축구에서는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것도 사실인데요.
스플릿이라는 다소 독특한 시스템이 가동되기 전, 총 3번씩 만나는 12개 팀들. 11경기를 치른 지금은 세 번의 매치 가운데 첫 번째 맞대결을 마친 시점입니다. 저마다 모든 팀을 상대한 가운데 지금의 리그 순위표, 3강 5중 4약 정도로 분류됩니다.
3강 전북-제주-포항
두 개 팀은 어느 정도 예상도 가능했습니다. 절대 강자인 전북, 또 탄탄한 팀 구성의 제주, 거기에 시즌 개막 전까진 약할 것으로 보였던 포항. 이 팀들은 물고 물리는 대결을 펼치며 지난해 우승팀 FC서울을 월등히 앞선 3강을 구축했습니다. 전북과 포항은 모두 서울에게 승리를 거뒀고, 제주는 0-0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서로의 맞대결을 볼까요? 전북은 포항에게 2-0 승리, 제주는 전북에게 4-0승리, 포항은 제주에게 2-1로 또 승리, 말 그대로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승점 21점(전북), 20점(제주), 19점(포항)으로 한 라운드에서 순위 변화가 가능한 세 팀의 상황. 이번 주말은 인천, 대구, 광주, 모두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승수 쌓기에 도전할 전망입니다.
5중 울산-수원-서울-강원-상주
5개의 가운데 팀들은 저마다 사정이 복잡합니다. 리그 초반 부진을 털고 어느덧 상위권이라고 스스로 주장해도 될 만큼 추격한 승점 18점 4위 울산. 개막전에서 슈퍼매치로 만났던 지난해 우승팀 서울(16점)과 FA컵의 주인공 수원(17점)이 5,6위. 승격팀 돌풍이 이어지는 7위 강원(15점), 군 팀으로 생존을 이어가는 8위 상주(15점)까지.
모두 한 경기 차이로 4위부터 8위를 오갈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는, 말 그대로 혼돈의 중위권이죠. 인기팀, 전통의 팀도 있는가 하면, 신생팀, K리그 클래식이 아직 낯선 클럽들도 있습니다. 울산만 5승, 나머지 팀들은 모두 4승으로 비슷한 수준의 성적표를 다시금 입증한다 할 텐데요.
이번 주말엔 서울과 강원, 상주와 수원, 무려 4팀이 서로 만나서 치열한 대결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4약 전남-광주-대구-인천
대부분 예상했던 팀들이 하위권에 모여 있죠. 전남이 시즌 초반 최악의 연패 행진을 거둔 뒤 지금은 또 승리가 더해지며 4승 7패, 승점 12점. 늘 위태롭게 생존하는 생존 본능 광주가 승점 11점. 승격팀으로 2승을 거둔 대구가 승점 9점. 1승에 그친 인천이 승점 7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며 리그의 시민구단 세 팀이 아래 모였죠.
전남이야 늘 이런 위기 뒤 반등이 가능했던 팀, 광주나 인천의 생존본능과 대구의 적응이 어느 정도 끝났다고 여긴다면 반전도 가능하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두 번째 바퀴, 첫 대결부터 어렵습니다.
4위 울산과 만나는 전남, 3위 포항과 만난 광주, 2위 제주를 기다리는 대구, 1위 전북과 인천이라니. 공교롭게도 끝과 끝이 닿아있는, 마치 순위표를 보고 짠 듯한 매치업이 12라운드에 펼쳐지는데요.
2017 K리그 클래식의 판도, 초반 순위가 굳어질지 중반 변수가 가득할지를 가늠하게 될 12라운드. 이번 주말 중위권 팀들끼리의 맞대결도 흥미롭지만, 상하위권 맞대결은 과연 어떤 결말에 이를지 기대를 갖고 기다립니다. 또, 높은 관심으로 지켜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