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언론사들이 긴축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해 올해 1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전통적으로 매년 1분기는 광고 비수기에 해당돼 광고를 주수익원으로 삼는 언론사의 적자는 다반사였다. 물론 광고 시장이 좋지 않은 점도 고려해야할 상황이다. 하지만 제작비와 판관비 등을 줄인 덕분에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폭은 축소됐다.

각사 로고. (출처=각사 홈페이지)

한겨레, 경향신문, SBS, 중앙일보 등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도 동기 대비 대부분 감소했다. 매출액이 증가한 것은 한겨레 한 곳 뿐이다. 이들 언론사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중앙일보 3%, 경향신문 1.3%, SBS 2% 씩 소폭 감소했다. 한겨레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11%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에 비해 SBS는 방송제작비를 13.7% 줄였고 중앙일보는 판매·관리비를 12.3% 적게 썼다. 한겨레는 매출액 상승폭 11%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5% 수준의 판관비를 집행했다. 경향신문은 판관비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비용의 절감은 적자폭 축소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이들의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한겨레는 40억원 적자에서 30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축소됐고, 경향도 22억원 적자에서 19억원 적자로 축소됐다. 중앙일보도 52억원 적자에서 44억원 적자로, SBS는 207억원 적자에서 65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줄었다. 1분기 적자폭이 감소한 것은 언론사들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언론사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1분기가 광고 시장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상황이 더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삼성의 광고 집행 축소라는 변수가 있다. 올해 초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체되고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언론계에는 ‘삼성이 광고를 축소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됐다.

삼성은 국내 기업 중 언론사에 광고를 집행하는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삼성이 방송사 전체 광고 매출의 10-2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 특성상 분기 등 일정 기간을 단위로 집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의 광고 축소는 관련 예산을 세우는 1분기가 아니라 2분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론사들은 내다보고 있다.

기자협회보는 지난달 25일 언론사 복수의 관계자 말을 종합해 “올 초부터 SBS, 중앙일보, 한겨레 등에 삼성 광고가 대폭 줄었다”며 “이들 언론사는 지난해부터 삼성에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양상우 한겨레 대표이사는 최근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근래 삼성의 광고 집행 내역을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매우 큰 폭으로 광고 집행을 줄인 것은 사실”이라며 “올 상반기는 비용을 합리화한다는 기본에 전념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SBS 관계자는 “올해 1분기부터 삼성이 광고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와 함께 방송시장 상황 악화 등 여러가지 문제로 회사에서 비용 절감을 강조하고 있어 소위 '돈 안되는 방송'을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광고가 잘 안 붙는 저녁 7시 드라마도 폐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