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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에 보내는 마지막 응원[서정환의 karma of the cinema] 영화 '스카우트'
서정환 조이씨네 편집장 | 승인 2007.11.28 11:05

<스카우트>는 김현석 감독의 감각이 돋보이는 영리한 영화다. 김현석 감독은 코미디 영화에서 소재주의에 함몰되지 않는 적정선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적정선을 지킨 대중 상업 코미디 영화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스카우트>는 곱씹어볼 만한 영화다.

<스카우트>는 Y대학교 야구부 직원 호창(임창정)이 초고교급 괴물투수 선동열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하며 벌어지는 9박 10일간의 소동극이다. 호창은 광주에서 선동열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영문도 모른 채 헤어진 옛 연인과 광주에서 재회하여 이별의 원유를 추적하며 80년 5월 18일을 광주에서 맞이한다. (굳이 구분하면) 코미디, 멜로, 시대극의 외피를 쓴 개별적인 세 이야기는 80년 광주라는 배경에서 만나 접점을 형성한다.

   
  ▲ ⓒ두루미 필름  
 
<스카우트>는 당시의 시대상을 아우르면서도 정치적으로 편중되지 않는다. 김현석 감독은 역사의 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현실에 등을 돌렸던 개인에게 어떠한 죄책감도, 혹은 어떠한 면죄부도 덧씌우지 않는다. 개인의 눈과 귀를 가린 현실은 스스로의 질문과 무관함을, 오직 개인의 욕망을 좇기 위함이 아니었음을, 역사의 진실을 직면할 기회가 부재했기 때문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허나 이를 보편화하여 역사적 부채의식을 자의든 타의든 안고 살아 온 많은 이들의 비애를 김현석 감독은 <스카우트>를 통해 돌아본다.

따라서 전두환을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호창이 광주의 5월을 누구보다 먼저 몸으로 겪을 때, 결코 헛헛하지 않다. 쇠'파이'프 대신 초코'파이'를 나눠주는, 결코 웃을 수 없는 에피소드를 배치하고 스스로 만족해하는 여타 코미디영화의 소재주의와는 차원이 다른 성찰이다. 그 암울한 시대의 공기는,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스카우트>의 조합처럼 현재에도 존재함을 다시금 일깨운다. 그리고 선택의 기로에서 끊임없이 고통받아야했던 개인의 삶이 시대의 절망 앞에서 더욱 나약해질 수밖에 없었던 비애도 <스카우트>는 똑바로 직시하려 한다. 이는 한숨과 분노로 보편화된 감정도 아니요, 어쩔 수 없음을 자위하는 관조는 더더욱 아니다.

   
  ▲ ⓒ두루미 필름  
 
김현석 감독의 영리함은, 코미디와 멜로의 교집합을 통해 이를 투영했다는 것이다. 웃음과 감동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아도, 상업 코미디영화가 이룰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스카우트>는 정답과 가장 유사한 근사치를 보여준다. 영화의 시작과 동시에 자막으로 강조한 '99%가 픽션'인 이야기의 힘은 논픽션보다 강할 수 있다는 김현석 감독의 믿음이 낳은 결과물인 것이다. 5·18 광주항쟁을 전면에 내세우며 감정을 부추긴 <화려한 휴가>보다 상업영화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공고히 쌓아올린 <스카우트>의 가치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 영화전문포털 '조이씨네' 서정환 편집장  

개봉 2주차를 넘긴 <스카우트>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26만9216명의 관객을 동원했을 뿐이다. 흥행을 조심스레 예측하고 바랐지만, 개봉 당시 400개가 넘던 스크린은 지난주 285개로 감소했고, 앞으로 더욱 감소할 것이 분명하다. 재미만 놓고 봐도 여느 코미디 영화에 뒤질 것이 없건만 철저하게 외면 받고 있는 <스카우트>가 극장에서 막판 뒷심을 발휘하기를, 그리고 차후에 TV와 DVD를 통해서라도 많은 사람들과 조우할 수 있기를. <스카우트>에 보내는 마지막 응원이다.

서정환 조이씨네 편집장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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