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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광화문광장, ‘JTBC 대선 개표방송’은 이렇게 달랐다[이주의 BEST&WORST] JTBC 대통령선거방송, SBS <수상한 파트너>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7.05.13 10:47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지난 3년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 <JTBC 대통령선거방송> (5월 9일 방송)

2017 우리의 선택 '국민이 바꾼다' 특집 뉴스룸

한 방송사 선거방송이 청와대 녹지원을 “전설”이라 칭송하며 기왓장 개수를 세고 있을 때, 다른 방송사는 시민들이 밀집한 광화문 광장,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목포 신항, 선거 여론을 읽을 수 있는 부산 자갈치 시장, 청년실업문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노량진 고시촌을 방문하며 민심을 읽었다. 앞의 방송사가 가장 위를 치켜세울 때, 뒤의 방송사는 가장 아래를 찾아가 민심을 보여준 셈이다. 전자는 MBC, 후자는 JTBC였다. 

지난 9일 방송된 <JTBC 대통령선거방송 2017 우리의 선택 국민이 바꾼다>(이하 <대선방송>)는 광장으로 시작해 광장으로 끝났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조기 대선을 가능케 한 출발점이 바로 광화문 광장이었기 때문이다. 광화문 열린 광장에 스튜디오를 마련했고, 전문가가 아닌 한 명의 시민 입장에서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배우 윤여정을 특별히 섭외했으며, ‘광화문’이라는 세 글자를 키워드로 삼아 3부 방송을 꾸렸다.

2017 우리의 선택 '국민이 바꾼다' 특집 뉴스룸

1부는 광화문의 ‘광’자를 딴 광장을 훑어보는 방송이었다. 비단 광화문 광장뿐 아니라, 어떤 유의미한 메시지가 담긴 공간을 직접 찾아다녔다. 민주주의, 정의 등 거대 담론까지 이끌어 낸 광화문 광장. <대선방송>은 광화문 광장에서 이날 방송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빼놓지 않고 들었다. 목포 신항에서는 미수습자 가족들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들었고, 세월호 참사 당시 팽목항에 오래 머물렀던 서복현 기자는 스튜디오에서 ‘세월호 당시 미처 전하지 못한 취재 뒷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MBC 선거방송은 경기 안산 단원구 투표율을 공개할 때 잠시 세월호를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그저 팩트로만 다뤘다. 그러나 JTBC는 직접 미수습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담아냄으로써 선거방송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냈다. 오로지 대선 이슈에만 집중한 MBC 선거방송을 뭐라 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번 조기 대선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최순실 국정농단과 세월호 참사를 다시 짚어본 JTBC 개표방송에게는 마땅히 칭찬을 보내야만 한다.

지난 3년의 대한민국을 쭉 훑었다. 마침내 도래한 문재인 대통령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JTBC는 매우 충실히 했다. 그들이 광화문 광장에 마련한 스튜디오처럼, JTBC <대선방송>은 그야말로 열린 소통 개표방송이었다. 

이 주의 Worst: 드라마의 앞날이 수상해 <수상한 파트너> (5월 10일 방송)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바람피운 남친에게 복수하기 위해 지금 첫 번째로 부딪히는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겠다는 엄포. 그게 하필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변태로 오해한 남자. 그러나 채 5분도 안 돼서 너무나도 쉽게 풀려버린 오해. 30분 전만 해도 잡아먹을 듯이 변태로 오해하더니 느닷없이 “그쪽 믿을 만한 것 같다”면서 낯선 남자에게 던지는 술 마시자는 제안. 평소 주량을 훨씬 뛰어넘다가 결국 그 남자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도망치듯 나오는 시추에이션을, 대체 언제까지 드라마에서 봐야 하는 것일까. 

지난 10일 첫 방송한 SBS <수상한 파트너>는 은봉희(남지현)와 ‘구남친’ 장희준(황찬성), 그리고 ‘수상한 파트너’인 노지욱(지창욱)의 관계를 매우 진부하게 그리면서 포문을 열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성추행 피해자와 누명쓴 피의자로 마주친 은봉희와 노지욱. 1회성 악연인 줄 알았더니, 직장 선후배로 재회했다. 노지욱은 선배 검사, 사법연수원 1년차 은봉희는 노지욱 검사실의 시보 검사. 

두 사람의 악연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은봉희가 느닷없이 살인범 누명을 쓰게 되자, 두 사람은 선후배 검사가 아닌 검사와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만났다. 은봉희는 ‘구남친’ 장희준을 살해한 피의자로 긴급 체포됐다. 은봉희의 집에서 칼에 찔린 채 쓰러진 장희준. 누가 봐도 정황상 은봉희가 범인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SBS 수목드라마 <수상한 파트너>

은봉희가 잠시 편의점에 맥주를 사러 간 사이, 술에 취한 장희준이 은봉희의 집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됐다. 그러나 은봉희의 누명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필 그날 편의점 정전이 돼서 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계산했고, 정전 때문에 CCTV 역시 고장 났으며, 은봉희의 알리바이를 입증해 줄 유일한 증인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당시 휴대폰 게임을 하느라 은봉희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하필 그날, 은봉희는 장희준에게 자신의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러 가라고 윽박질렀고, 그래서 하필 은봉희가 잠시 편의점을 간 사이 장희준이 은봉희의 집을 찾아 비밀번호를 눌렀고, 또 하필 그때 의문의 남자가 장희준을 뒤쫓아 그를 죽였다. 이 모든 우연이 고루 섞여 은봉희를 하루아침에 살인범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노지욱과 은봉희가 지하철 변태남(으로 오해받은 남성)과 피해 여성, 하룻밤을 함께 보낸 사이, 선배 검사와 시보 검사 그리고 검사와 피의자까지 관계가 네 번 바뀔 때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다. 멀쩡한 시보 검사를 잔인한 살인범으로 만드는 데 할애된 우연은 무려 6개. 꼬여도 너무 꼬였다. 이 드라마의 앞날이 수상하다, 수상해.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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