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19대 대선 호남의 선택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호남 민심은 이번에도 투표로 정치를 심판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4월 13일 열린 20대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은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이었다. 2015년 말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분당사태를 겪었고, 이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영입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불리던 인물로 전두환 신군부 정권에서 국보위 활동을 했다. 김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이 쉬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던 셈이다. 문 대통령의 김 전 대표 영입은 호남 민심의 이반을 유발했다. 반면 안철수 전 대표는 새정연을 탈당한 박지원 대표를 비롯한 호남 중진의원들을 대거 영입하며 호남에서 세력을 키웠다.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은 명확했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 의석 28석 가운데 3석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구에서만 25석을 차지했고, 비례대표 투표에서도 국민의당은 광주 53.34%, 전남 47.73%, 전북에서 42.49%를 득표해 광주 28.59%, 전남 30.15%, 전북 32.26%를 득표한 민주당을 압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연합뉴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호남의 민심은 바뀌었다. 호남은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반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호남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지지를 얻어 결국 전국 지지율 3위에 그쳤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 지난해 총선에서 열렬한 지지를 보내줬던 호남은 정치적 기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지난달 초 결정적인 '자충수'를 뒀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초 반문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보수 민심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발생하자, 과도한 '우클릭'을 했다. 특히 사드 배치 등 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진 안 전 대표의 우클릭에 전통적으로 야당 성향이 강한 호남 민심은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지난 4월 실시된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볼 수 있듯이 한때 문재인 대통령과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은 호남을 중심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9일 실시된 대선 개표 결과 안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으로 볼 수 있는 호남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안 전 대표는 광주 30.1%, 전남 30.7%, 전북에서 23.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광주 61.1%, 전남 59.9%, 전북에서 64.8%의 지지를 얻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크게 밀렸다.

즉 호남 민심은 어느 한 곳에 정체되지 않고, 정치인들의 행보에 따라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호남의 선택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국민의당 호남 중진의원들의 좌장격인 박지원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지도부는 총사퇴를 결정했다. 박 대표는 10일 오후 3시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우리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면서 "선거 결과에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대표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안철수 후보께 다시 한 번 우리가 미흡했다는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말씀 전해드린다"면서 "지도부가 총 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를 거듭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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