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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박기 방통위 넘어 언론장악방지법까지문재인 대통령 앞에 놓인 방송통신 당면 과제
도형래 기자 | 승인 2017.05.15 08:43

[미디어스=도형래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송통신 분야의 수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해임, 부당 전보, 징계에 내몰린 공영방송 언론인들의 복귀와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황폐화된 공영방송을 되살려야 한다. 정치 심의로 일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큰 수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가장 먼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뉘면서 꼬일 대로 꼬인 방송통신 거버넌스를 개편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선거캠프는 현행 미래부,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로 나뉜 미디어 기능을 통합하는 (가칭)미디어위원회 구성을 공약했다. (가칭)미디어위원회가 구성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자신들의 입맛대로 미디어를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폐단의 많은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의 미디어 정부조직 개편은 여소 야대 국회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래부와 방통위 체계에서 당분간 방송통신 정책을 실현할 수밖에 없다. 정부 부처인 미래부는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정책을 수립해 나가는 구색이라도 맞출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홍은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권한 대행 '알박기' 

문제는 방통위다. 지난달 6일 임명된 임기 3년을 보장받는 차관급 위원이 박근혜 정권의 잔재로 남아있다. 원래 대통령 몫의 방통위원 자리이지만 대통령 부재를 틈타 황교안 권한 대행이 임명했다.

현행 방통위 설치법은 모두 5명의 방통위원 가운데 두 자리를 대통령 몫으로, 나머지 세 자리를 국회 몫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몫을 합해 3명의 위원 자리를 차지해야 방통위 정책 결정과정을 주도할 수 있다. 하지만 전 정권 잔재로 방통위는 위원 구성에서부터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황교안 대행이 임명한 김용수 위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방통정책비서관을 역임한 사실상 자유한국당 인사다. 남은 대통령 몫 한자리에 여당 몫 한자리를 포함해도 결국은 여당과 야당의 방통위원 비율은 결국 2:3 구조로 귀결된다. 

대통령 부재를 틈타 황교안 권한 대행이 임명한 김용수 방통위원 (사진=연합뉴스)

방통위 구성의 난맥상을 해소하는 데 가장 바람직한 경우의 수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방송통신정책비서관을 역임한 김용수 위원이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칭)미디어위원회 설립을 위한 국회 논의와 법 개정 절차를 마칠 때까지 대통령 몫과 여당 몫 방통위원을 새롭게 임명해 시급한 정책을 처리해 나갈 수 있다. 

올해 6월로 임기가 끝나는 고삼석 위원의 자리는 지난 2월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의에서 ‘국민의 당’ 몫으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삼석 위원이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급하게 방통위원 인선이 진행돼야 하지만 전 정권의 알박기 인사로 인한 난맥상을 쉽게 풀기는 힘들어 보인다. 

정치 심의, 청부심의로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내내 논란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 선거 시기 민주당은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통신심의를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방송심의를 민간으로의 완전 위탁하는 공약을 발표했다. 정치권 낙하산으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의 정치심의와 정치권 청구심의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겠다는 공약이다. 이 문제 역시 국회가 방송법과 방통위 설치법을 개정해줘야만 추진할 수 있다. 

'공영방송 경영진' 잔여 임기 1~3년

KBS, MBC 등 공영방송사 경영진 역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적폐로 꼽히고 있다. 이들은 방송독립, 공정방송을 요구했던 양식 있는 기자와 PD 등을 해고와 부당 전보, 징계로 일관하며 10년 만에 공영방송을 황폐화 시켰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해 12월과 올 4월, 1차와 2차에 걸쳐 ‘박근혜 정권의 언론 장악, 적폐 청산을 위한 부역자 명단’을 발표했다. 공영방송사 경영진 대부분이 여기에 포함됐다. 

지난 해 12월 14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박근혜 정권의 언론장악 적폐 청산을 위한 부역자 명단'을 발표했다. (사진=미디어스)

이들에게 보장된 임기 역시, 공영방송 정상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KBS 고대영 사장은 2015년 11월에 임명돼 임기 3년 가운데 1년 6개월의 임기가 남았다. 김장겸 MBC 사장은 올해 2월 23일 임명됐다. 임기는 3년이다. 지난 2015년 8월 임명된 KBS 이사회와 MBC 이사회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임기 역시 1년이 넘게 남았다. 

언론노조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언론장악방지법’을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 여권인 자유한국당 등이 반대해 왔다. 현 경영진의 잘못을 해결하고,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지배구조 개편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언론장악방지법’을 제정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전면 개편하든지 규제기구인 방통위가 나서야 한다. 법 제정을 하려면 여소야대 국면을 돌파해야 하고, 방통위를 동원하려면 전 정권의 알박기를 극복해야하는 상황이다. 

도형래 기자  medi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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