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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언론에게 문재인은 남북관계 최적임자[독일벼리] 독일 언론에 비친 한국 대선
장성준 언론학박사, 미디어스 독일통신원 | 승인 2017.05.10 09:22

짧지만 강렬했던 우리나라의 대선이 끝났다. 촛불이 만들어낸 장미대선은 문재인 후보의 당선으로 결론이 났다. 대선기간 동안 독일 언론들은 북한 도발문제와 사드(THAAD) 배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설치비용 청구 문제 등 안보와 관련한 현안에 초점을 맞춰 우리나라의 대선 이슈를 다뤄왔다. 투표 마감이었던 9일 오후 8시(독일시간 오후 1시)에 발표된 방송3사의 출구조사를 바탕으로 일부에서는 관련 뉴스를 타전하기 시작했고, 이후 간헐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와 관련한 기사들을 내보냈다. 그에 대한 수식어는 다양한데 대체적으로 좌파, 좌파자유주의자, 인권변호사 등으로 묘사된다. 그의 부모가 한국전쟁시절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온 것을 근거로 슈피겔은 ‘북한출신 난민의 아들’(Sohn nordkoreanischer Flüchtlinge)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공영방송연합 ARD의 전국송출방송 das Erste도 간판 프로그램인 뉴스 스폿 <Tagesschau>을 통해 방송3사의 출구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문재인 후보의 당선소식을 알렸다. <Tagesschau>은. 베를린 자유대학교수인 한네스 모슬러(Hannes Mosler; 동아시아대학원, 역사/문화전공, 한국학연구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청년층의 지지를 받은 문(재인)’(zur Beliebtheit Moons bei Jungwählern)이라는 주제로 국내현안을 소개했다. 세대 간 투표성향과 관련해서는 50세~70대의 유권자들은 직/간접적으로 한국전쟁을 경험하면서 ‘반공산주의’(anticommunist)와 ‘우파보수’(rechtskonservativ)의 성향을 띠어 당시 문재인 후보와 대척점에 선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 측은 청년들의 실업문제에 집중하면서 투표경향이 갈라지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은 집권시절에 청년층을 보살피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지 않았고,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청년들이 낮은 최저임금과 일자리부족 등을 겪으면서 10%대의 실업률과 생활고를 겪게 되었다고 부연했다. 

이외에도 그는 이전의 두 정권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거나 대화 창구 개설을 모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대북대화를 주장해왔기 때문에 정책의 변화가 있을 것이고 개성공단 재개 및 대북관계 개선이 중요한 현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Tagesschau>는 ‘문(재인)은 선거승리를 주장한다.(Moon beansprucht Wahlsieg)’라는 제목의 온라인 기사를 통해 출구조사 발표 이후 경쟁자였던 보수주의자(konservative) 홍준표 후보와 중도주의자(Zentrist) 안철수 후보가 선거에서의 패배를 인정했고, 좌파자유주의자(Linksliberale)인 당시 문재인 후보가 40% 내외의 득표로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2012년 12월에 있었던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하고 두 번째로 출마한 인권변호사(Menschenrechtsanwalt)로 묘사된 문재인 후보는 햇볕정책(Sonnenscheinpolitik)과 미국과의 안보문제, 청년실업 등을 주요 정책 이슈로 다루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제2공영방송 ZDF의 아침 매거진 프로그램 <mo:ma>에서도 한국 대선과 관련된 현안들을 소개했다. 5월 9일 오전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사드배치로 인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 빈도가 늘었고 북한의 핵무기 개발 위협 등이 우리나라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주로 다루었다. 사드배치에 앞서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배치결정을 내려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을 맞이했다고 설명하면서 차기 정부가 어떻게 이 국면을 타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사드 배치가 전적으로 미국에 이익이 되는 일인데도 보수당은 오히려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을 들어 후보들 간의 안보 관련 쟁점이 부각되고 있음에 주목했다.

 ZDF뿐만 아니라 독일 언론 전반이 한국의 대선을 읽는 주요 포인트는 단연 북한 문제였다. 지난 3월 3일, <쥬드도이체 짜이퉁(Süddeutsche Zeitung)>은 ‘트럼프가 한국 대선캠프에 도움을 주다’라는 기사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드배치에 필요한 비용을 한국정부에 청구하고, 자유주의자인 문재인 후보의 당선에 도움을 주려한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한국대선에 부당하게 개입했다’(Der amerikanische Präsident Donald Trump hat in Südkoreas Wahlkampf eingegriffen, wenn auch unbeabsichtigt)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이어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모 중 한명으로 햇볕정책을 펼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한국 상황이 군사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미 국무장관의 말을 인용하여 그가 당선될 경우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역사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봤을 때 사드는 요격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사드배치는 단순 미사일 요격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되고 기술적인 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계약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것이 대선이 치러지기 두 달 전에 보도된 것을 감안할 때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다뤄진 내용들에 대해 이미 독일의 한 언론이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사드와 관련하여 5월 9일 베를린 지역지인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Berliner Morgenpost)는  ‘핵문제로 그늘진 한국의 이념선거’(Richtungswahl in Südkorea wird von Atomkrise überschattet)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한국 시간으로 투표가 진행되고 있던 시간에 게재한 것으로, 이번 대선은 북한과의 관계가 전에 없이 최악인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라고 묘사한다. 이 위기 극복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후보가 이전 정권이 사드 설치를 성급하게 결정했다고(hastige Einrichtung des THAAD) 비판한 인터뷰 내용과 안철수 후보가 발표한 북한과의 회담 제안 등을 소개했다.

앞서 소개한 한네스 모슬러 교수의 인터뷰를 인용해 문재인 후보는 인권 변호사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카리스마와 경험 면에서 많은 성과를 냈었다고 평가하고, 그를 독일의 현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과 비교하면서 보수적이지만 대화를 위한 대부분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균형적인 후보로 묘사했다("Kandidat Moon ist mit Merkel vergleichbar"). 

반면 홍준표 후보에 대해선 ‘갑작스럽게 부상한 초-국수주의자(Plötzlicher Aufstieg des Ultra-Konservativen Hong Joon-pyo)’로 표현했다. 또한 동성애 반대 입장과 토론회에서 보여준 ‘버릇없는 광경(flegelhaften Auftritte)’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두터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며 한국의 트럼프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인사라고 평하기도 했다.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Frankfurter Allgemeine)는 ‘문(재인)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다: 한국은 좌측으로의 변화를 직면하고 있다(Moon gewinnt Präsidentenwahl: Südkorea steht vor einem Linksruck) 제하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좌파성향의 정치인으로 묘사하고, 북한의 핵무기 위협 및 시험 미사일 발사, 경제 협력단절 등의 문제에 대해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슈피겔 온라인(Speigel Online)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로 인한 탄핵 이후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좌파성향의 전 인권변호사 문재인이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슈피겔은 9일 오후(독일시간 오후 4시) ‘문재인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다(Moon Jae In gewinnt Präsidentschaftswahl)’라는 제목으로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갖고 있고, 전략적 중요성을 띤 한국에서 대통령은 거의 모든 중요한 사안들을 결정하기 때문에 어떤 인사를 선출하는가에 따라 정책 방향이 바뀐다는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특히 차기 대통령 문재인은 북한과 미국과의 긴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평양에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직접 만나 대화를 추진할 의사까지 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실 한국 대선이 치러지기 전, 독일 언론은 한국 대통령이 새롭게 선출된다는 것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오히려 사드배치를 둘러싼 갈등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정부에 설치비용을 부담하게 하겠다는 발언,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이는 독일뿐만 아니라 노르웨이, 핀란드, 스위스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찾아 볼 수 있었던 현상이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번 우리나라의 대선의 결과에 대한 분석과 전망도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한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우리나라의 이념과 전혀 반대의 해석을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언론들이 그랬고, 스스로 보수라고 칭하는 단체들은 보수성향의 후보인 홍준표를 지지해야만 국가 안보가 확보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에 독일의 언론들은 좌파성향인 문재인 당선자가 가장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에 적합하다고 평가한다. 어떤 입장이 옳았는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행보가 알려줄 것이다.

장성준 언론학박사, 미디어스 독일통신원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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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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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옐로카드 2017-05-10 09:40:56

    "많은 언론들이 ...보수성향의 후보인 홍준표를 지지해야만 국가 안보가 확보된다고 주장해왔다" 고? 과연 그렇게 주장했는가? 내가 언론 기사에서 그렇게 주장하는 글은 찾기 어려웠다. 내가 볼 때, 글쓴이의 "많은 언론"이란 말은 틀린 것 같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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