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을 시청자는 어떻게 바라볼까? 말 그대로 리얼리티 예능? 아니다. 대부분 판타지 예능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윤식당’을 보는 이유는 그 시간이라도 환상을 갖고 싶어서일 것이다. 판타지 예능을 통해 고단한 일주일의 시간을 잠시 탈출하려는 본능 정도로 보면 적당할 것.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이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을 대표하긴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그렇게 단기간 여유롭게 일을 할 수도 없고, 부딪히는 법적 문제, 인력 문제, 각종 산적한 문제들을 따져 일을 벌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윤식당>을 보며 갖는 환상은 이 지긋지긋하고 각박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 때문이지, 회피를 하려는 것은 아니기에 크게 비판을 하기 어렵다. 프로그램 속에 등장하는 방식으로 식당이 운영될 수 없다는 것쯤은 다른 직업을 선택했어도 충분히 알 만하다. 그렇기에 그들이 제시하는 미래를 따르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윤식당>이 보여주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수밖에 없다. 그 일이 생활의 모든 것을 차지할 정도로 노동이 되어버린 자영업자나 기업인, 직장인 등도 그 세상이 허구라는 것쯤은 상식으로 아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환상만을 갖고 투자를 하지도 않고, 무작정 이민을 생각지도 않는다.

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배우 윤여정과 신구, 이서진과 정유미도 전적으로 식당을 오픈해 운영한다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정해져 있는 시간동안 컨셉에 맞춘 촬영을 할 뿐이지, 강한 강도의 노동을 하지 않는다.

몇 시간의 녹화를 두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은 판타지를 자극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뿐, 그들 또한 ‘윤식당’ 같은 식당을 열자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불안한 현실도 보였기에 반드시 판타지만 보여줬다고도 할 수 없다.

어떤 이들은 이 프로그램이 어려운 부분은 감추고 낭만적인 부분만 보여준다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지만, 그들은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닌 작은 계기를 통해 힐링하는 시간을 마련해주자는 것이기에 나쁘게 볼 필요가 없다.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이 프로그램이 현실을 반영해 더 나은 방향으로 선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이도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엄연히 말해 판타지 예능에 가깝기에 바꾸라 말라 할 수 없다.

<윤식당>을 시청한 시청자들이 타예능이나 시사 프로그램을 보면서까지 그 감정을 가져와 허무주의가 되고 냉소주의가 된다는 비약도 과한 비약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선 현실성이 결여돼 보기 싫다는 말도 있지만, TV 예능이 그 모든 현실을 반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에 과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윤식당>이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것은 그들의 모습을 통해 판타지를 충족할 수 있어서다. 언젠가 여행을 통해 힐링을 하겠다는 계기, 그것이 조금 빨리 당겨지길 바라는 마음 정도만 얻을 뿐, 그들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예능일 뿐이다. 리얼리티 예능이 왜 리얼한 현실 세계를 투영하지 않느냐? 보채는 것은 무모하다. 이 프로그램을 보며 모두가 코즈모폴리턴을 꿈꾸진 않을 것이다. 물론 다양한 접근법에서 보는 건 자유겠지만 말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블로그 바람나그네의 미디어토크] http://fmpenter.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