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지난 3일간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번호이동 건수는 매일 2만건이 넘었으며, LG유플러스·KT·SKT 순서대로 눈에 띄는 가입자 순증을 보였다. 결국 시장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닥터스톱’에 나서야 진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일 이동통신 시장은 번호이동 건수가 2만건이 넘으면서 과열 조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LG유플러스는 가입자 순증을 보였고, KT는 가입자 순감이 두드러졌다. KT는 다음날인 2일 반격에 나섰다. 이날 KT는 전날 순감한 숫자에 가까운 가입자 순증을 보였다.

이어 SKT가 지난 3일 가입자 유치에 나서면서 이동통신 시장의 번호이동건수는 갤럭시S8 출일 이후 가장 많은 2만8627건으로 급증했다. 이동통신사가 대리점 등에 가입자 1인당 30만원선에서 지급하는 ‘리베이트’도 40-50만원까지 증가했다. 규제기관인 방통위는 번호이동 2만4000건을 과열 기준으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가 보조금으로 '난타전'을 벌인 것"이라면서 "경쟁사가 보조금을 강화하면 다른 사업자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가입자를 빼앗아오기 위해서라기보다 있는 가입자 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3사의 ‘난타전’은 이날 방통위가 이동통신 3사에 리베이트를 30만원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청하며 마무리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의 ‘리베이트’ 지출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경우 ‘불법 보조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 과열 징후로 볼 수 있다”며 “번호이동 건수가 가장 많았던 갤럭시S8 출시 당시에도 (방통위는)이동통신 3사에 리베이트 지출액 조정을 요구하지 않았다. (리베이트 조정을 요구하는 것은)흔한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4일 이동통신 3사의 영업 및 대관 임원을 불러 과도한 경쟁은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1일부터 3일까지 SKT는 가입자가 겨우 118명 순증했고 케이티와 엘지유플러스는 11명, 107명이 순감했다. 증감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는 얘기다.

이 기간 불법보조금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갤럭시S8을 18-25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에 구입했다는 후기들이 게재됐다. 전 모델인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경우 ‘꽁짜’로 샀다는 글도 있었다. 갤럭시S8 64G 모델의 출고가는 93만5천원이다. 최고 30-40만원 수준의 불법보조금이 지급된 셈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이동통신 시장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계속 경쟁 과열 징후가 보일 경우 조사에 나서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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