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친박 핵심 의원들에게 내려진 당원권 정지 등의 징계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2달도 채 안 된 상황에서 제기된 홍 후보의 주장에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4일 경북 안동 유세에서 홍준표 후보는 "친박 중에 국정농단 문제가 있었는데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이정현, 정갑윤 의원 등을 용서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면서 "이 시간에 당 지도부에 (징계 해제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인명진 비대위 체제 당시 친박 청산의 일환으로 서청원, 최경환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윤상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정현, 정갑윤 의원은 자진탈당한 상태다.

홍준표 후보는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에서 다시 들어오려는 사람도 다 용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후보는 "우리 모두 용서하고 하나가 돼서 대선을 치르기 위해 친박들 당원권 정지된 거 다 용서하고, 바른정당으로 나갔던 분들, 복당하려는 분들 다 용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당 지도부에 내가 말하겠다"면서 "친박, 비박 모두 하나가 돼서 5월 9일 대선에 나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후보는 유세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바른정당 복당은) 내가 하라고 했다"면서 "친박들 (징계도) 다 풀어주라고 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후보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아직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샤이 박근혜' 층을 끌어안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춘향인줄 알았는데 향단이"로 비유하고, 친박계를 "양박(양아치 친박)"이라고 표현했었다.

아울러 친박계가 바른정당 탈당파 복당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친박계에 '정치적 거래'를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성 친박 김진태 의원은 "나갈 때는 마음대로지만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가 아니다"라면서 탈당파의 복당을 반대했다. 친박과 비박을 동시에 끌어들여 최대한 보수 표심을 끌어 모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의 주장에 대한 민심은 싸늘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2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친박 용서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홍준표 후보의 친박 징계 해제 관련 기사에 게재된 댓글은 비판 일색이다.

한 네티즌은 "용서할 일이 따로 있지"라고 지적했고, 다른 네티즌은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두렵지 아니한가"라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친박 양아치라며", "니가 그렇지 뭐", "그건 안돼 친박은 청산하자" 등의 댓글이 높은 공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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