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도형래 기자]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4일 일제히 한반도 위기설을 강조하고 동시에 문재인 후보를 겨냥하며 ‘안보’라는 투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동아일보는 1면에 ‘KN-16’이라는 북한의 신형 방사포를 소개하며 한반도 위기감 고조하는 데 힘썼다. KN-16은 실체가 불문명한 무기로, 아직 다른 언론도 그 실체를 공개한 바 없다. 이날 동아일보가 익명의 군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게 최초이자 단독보도로 보인다.

동아일보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KN-16은 김일성 생일(4월 16일) 당일 열병식에도 나오지 않는 등 북한이 철저히 비공개한 채 전략무기로 개발 중”이라면서 “시험 발사를 하지 않아 사거리 등 제원 확인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 동아일보는 이 신형 방사포에 대해 “비행고도가 사드의 최저 요격 범위(40km)를 벗어나고, 무더기로 발사하면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로도 막을 수 없어 막대한 인명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아일보] 北, 사드로 못잡는 신형 방사포 ‘KN-16’ 개발 (2017년 5월 4일자 종합 01면)

KN(Korea North)라는 넘버링은 북한의 미사일 등 장거리 발사체에 붙이는 이름이다. 방사포는 다연장포(Multiple Rocket Launcher)를 이르는 말로 보통 300mm, 240mm, 133mm 등 구경으로 구분하고 있다. 다만 KN-09의 경우 방사포이기는 하지만 사거리가 100km에 이르고, 자체 추진체를 가동하기 때문에 KN 넘버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KN-16은 방사포이면서도 240mm와 300mm 사이에 위치해 있다. 직경 300mm KN-09 보다 작은 발사체인 KN-16은 위력도 작고, 사거리도 적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29일 북한 발사한 대함탄도미사일(ASBM)의 넘버링이 'KN-17'로 결정됐다. KN-17이 공개된 마당에 포인지 미사일인지 구별도 안된 KN-16이 이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은 철 지난 안보 장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날 동아일보 사설은 철지난 안보 장사를 열을 올린 속내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동아일보는 [사전 투표 시작…’깜깜이 선거’ 눈 밝게 봐야 할 것들] 사설을 통해 ‘한반도 전쟁 위기’를 거론하며 투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동아일보는 “북한의 핵무기 실전 배치가 눈앞인 지금 외교정책에서는 북핵 제거를 최우선 순위에 둘 리더가 필요하다”며 “미·중의 각축 속에서 한반도를 전쟁의 포화 속에 몰아넣지 않으면서 북핵을 제거하고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앞당길 예리한 외교 감각이 어느 후보에게 있는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아일보는 “적당히 타협해 평화를 사겠다는 후보는 당장은 안도감을 줄지 모른다”며 “하지만 그런 안보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더 큰 위협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사설]사전투표 시작… ‘깜깜이 선거’ 눈 밝게 봐야할 것들 (20167년 5월 4일자 오피니언 31면)

트럼프-김정은 사이 ‘위기의 한반도’…설자리 없는 온건한 대통령?

조선일보는 양상훈 주필 칼럼을 통해 트럼프, 김정은, 시진핑, 푸틴, 아베 등을 거론하며 “온통 제 마음대로 하는 지도자”라고 평가하고 전쟁 위기에 처한 한반도에 안보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마음대로 하는 사람들의 계산 착오와 오판. 오판과 오판이 만나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진다”고 한반도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또 조선일보는 ‘안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한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어 “경제는 관료와 기업들, 전문가들이 즐비해 그들이 잘하면 되지만 안보는 단 한 사람이 할 수밖에 없다"며 안보 대통령을 강조했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안보 대통령 선택 기준에 대해 “인생관, 사생관, 역사관, 국가관, 지식과 경험, 성격이 안보상 결정적 기로에서 이쪽이냐, 저쪽이냐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 생명을 책임진 지도자로서 근본적인 자질과 결단력, 관(觀)의 문제”고 밝혔다. 온건한 대북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를 ‘인생관’까지 들먹이며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그 단 한 사람 (2017년 5월 4일자 오피니언 30면)

국가 존망과 생존의 위기? “적을 적이라 말 못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

중앙일보 역시 한반도 위기감 고조를 거들었다. 중앙일보는 정찬권 한국위기관리연그소 선임연구원 시론을 통해 “현재 위기는 국가 존망과 생존이 직결된 사안”이라며 “차기 정치 지도자 안보관을 꼼꼼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시론은 “대통령은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주권과 국민안전을 수호할 책임 있다”며 “적을 적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주권 보호와 국민안전 담보 측면에서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중앙일보 시론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정치, 외교, 군사적 수단을 이용한 위기 통제나 강압 흥정을 통해 위기를 해소할 역량이 부족하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의 기반 위에서 통수권자의 확고한 안보관, 강인한 의지와 힘, 그리고 정치 리더십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시론] 한국 안보, 자구책 없는 말로 해결할 수 없다 (2017년 5월 4일자 오피니언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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