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끝장 토론'을 제안했다. 이번 대선이 이제 자신과 문 후보 간 양강구도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양강구도라기엔 홍 후보와 문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여전하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연합뉴스)

3일 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양강구도로 갔으니 5월 9일 국민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문재인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모든 현안을 놓고 끝장토론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두 사람(문재인·홍준표) 중 한 사람으로 좁혀졌으니 누가 이 위급한 대한민국을 수습할 적임자인가 국민들에게 마지막 판단을 구하기 위해 양자 끝장토론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후보는 3일 서울 마포 홍익지구대 격려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언제 어떤 장소에서 어떤 식으로든 내가 다 받아준다. 밤새고도 하자고 하면 다 받아준다"면서 "그런데 문 후보가 겁이 나서 나한테 못 대들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강효상 중앙선대위 미디어본부장은 "문재인 후보 측에 정식으로 1대1 끝장토론을 제안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강 본부장은 "우파를 대표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좌파를 대표하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 간의 상호 정책 및 이념에 대한 검증 기회가 턱없이 부족했다"면서 "대선이 가까워짐에 따라 사실상 판도가 문재인-홍준표라는 좌우 양자구도로 굳혀지고 있는 만큼, 두 후보간의 1:1 끝장토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강효상 본부장은 문재인 후보 측에 토론 장소, 시간, 주제, 규칙, 내용 등 토론에 관한 모든 사항에 대한 결정 권한을 위임했다. 강 본부장은 "빠른 수용을 촉구한다"고 재촉하기도 했다.

그런데 홍준표 후보 측이 끝장토론의 명분으로 내세운 '양강구도'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현재 대선구도는 양강구도가 아니라 '1강 2중 구도'가 형성돼있다는 분석이다.

3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1~2일 전국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유·무선RDD 방식으로 실시, 유·무선 비율 8:2, 응답률 13.5%,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서 홍준표 후보는 18.6%의 지지율을 기록해 42.4%의 문재인 후보에게 23.8%p 뒤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18.6%의 지지를 얻어 홍 후보와 동률이었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1~2일 전국 성인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유·무선RDD 방식으로 실시, 유선비율 15% 내외, 응답률 25%,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에서도 홍준표 후보는 16%의 지지를 얻어 38%의 문재인 후보에게 22%p 뒤처졌다. 홍 후보보다 안철수 후보가 20%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39.4%, 홍준표 후보가 2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역시 14.5%p의 큰 지지율 격차다. 오히려 홍 후보의 지지율은 20.1%의 안철수 후보와 4.8%p 차이에 불과하다. 이처럼 현재 대선구도는 '1강 2중 구도'라는 것이 명약관화다.

또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토론을 제안하는 '자신감'의 근거도 찾아보기 어렵다. 홍 후보는 "토론을 벌이면 문재인 후보는 10분만에 제압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해왔는데, 실제로는 전혀 제압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지금까지 실시된 대선후보 TV토론 언론 평가에서 문 후보는 '무난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인 반면, 홍 후보는 매번 최하위권을 지키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달 14일 '분재인 후보를 제압했느냐'는 질문에 "10분 토론 하려고 했는데 주어진 시간이 2분 밖에 없었다"고 둘러댄 바 있다.

홍준표 후보의 끝장토론 발언을 전해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토론이 많은 건 좋은 일"이라면서도 "양자토론이라면 당연히 저와 문 후보 간의 토론이 될 것이고 3자 토론이라면 홍 후보 포함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선거 홍보물로 기호 1, 3번에 북한 인공기가 들어간 홍보 이미지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렸다가 문제가 되자 삭제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