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통신요금 중 절반에 가까운 45%가 단말기 할부금과 소액결제·콘텐츠 이용료 등 부가 사용 금액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사의 실제 수익 구조와는 차이가 있지만 이용자가 지불하는 납부 요금 비중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1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 중 익명을 요구한 A 이동통신사로부터 자사의 서비스별 요금 비중 통계 자료를 제공받아 이 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통신서비스, 부가서비스, 단말기 할부금 비중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동통신 3사 중 이번에 자료를 공개한 A사는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나머지 2개사는 샘플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는 3사 모두 유사한 결과 값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소연에 따르면 지난해 A 이동통신사가 고객로부터 받은 전체 요금은 자사의 통신서비스 이용요금 54.6%, 부가 사용금액 24.2%, 단말기 할부금이 21.2%로 구성됐다.

또한 지난 2015년과 비교해 통신서비스 이용요금과 단말기 할부금 비중은 각각 1.0%, 1.8% 감소하고 부가 사용금액 비중은 2.8% 증가했다. 이에 대해 녹소연은 지난해 있었던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녹색연은 “정부와 국회 등에서 개최된 가계통신비 개념 재정립 필요성 관련 토론회 자료와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실태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하면 통신 소비자들이 통신사에 납부하는 금액 중에 부가서비스 사용금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이동통신서비스 이용실태를 보면 전체 사용량에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비중은 2011년 69.2%에서 2015년 37.1%수준으로 감소했다"면서 “반면 정보콘텐츠, 게임, 음악, SNS 등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녹소연이 지난 1월 실시한 소비자인식조사에서 ‘통신비 부담을 느끼는 이유’에 대해 56.4%의 소비자가 ‘이동통신 3사 요금’이라고 답했다. '단말기 가격'은 37.5%, '콘텐츠 등 기타'는 5.7%에 그쳤다. 지난 2015년 실시한 소비자인식조사에는 41.4%의 소비자들이 이동전화 요금고지서상 세부 항목별 요금 청구 사실·금액 수준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답했다.

녹소연은 “대부분의 후보들이 기본료 폐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 공공와이파이 확대 등 이동통신 서비스 요금에만 집중되어 있다”며 “단말기 구매 비용과 관련해서는 지원금 상한제 폐지, 휴대전화 할부 수수료 인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부가서비스 지출 비용과 관련해 언급된 공약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고객의 납부 요금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이동통신 3사가 거두고 있는 수익이 상대적으로 작아보일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통신 서비스 요금은 고객의 납부 요금에서 55% 수준에 그쳤지만, 통신사의 수익 기준으로 보면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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