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전 회장의 단독 특별사면을 두고 인터넷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한 눈에 들어 온 결정적 댓글은 “이러니 애를 안 낳지 ...” 라는 글입니다. 짧은 한 문장이 대통령의 사면 조치에 '뿔난'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전 회장이 IOC 위원으로 자격을 다시 얻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것도, 삼성으로 돌아가 한국 경제 살리기에 동참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의 의욕을 또 꺾어 놓은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그것도 차분히 한해를 돌아보고 희망을 준비해야 하는 연말연시에 말입니다.

▲ 이건희 전 회장
이 전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은 잘 짜여진 각본처럼 준비되어 온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계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등 직접적으로 사면을 요구한 단체는 물론이고 삼성으로부터 광고수입을 비중 있게 여기고 있는 언론의 역할도 커 보입니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무거운 ‘짐’인 세종시 문제의 해답도 많은 부분 삼성이 쥐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면이 확정 발표되기 두어 달 전부터 언론은 칼럼과 사설을 통해 사면의 여론을 만들어 왔습니다. 한 보수신문은 “그의 개인적 고통을 보며 즐기는 것은 고작 해야 반재벌에 대한 감정적 위안 정도"라는 논리를 펴기도 하는 데요. <프레시안>의 기사 ‘이건희 사면에 앞장선 '산타 언론'들(기사보기)’에 잘 정리가 되어있습니다.

이귀남 법무장관은 이번 IOC위원 복권을 위한 사면이 ‘우리나라의 과거 사례 뿐만 아니라 외국 사례가 있는 일’이라며 사례조사를 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권을 행사하는데 어떠한 불법적 절차도 발생하지 않았구요. 또한 한 여론조사 기관은 사면 찬성 의견이 44.2% (반대 27%)라는 ‘명분’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삼성만 그런게 아니고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작년에 사면 받았다’는 형평성도 물론이고요.

이 전 회장의 특별사면을 위해 이처럼 많은 것들이 준비 돼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미디어가 가능한 조용히 묻고,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매진하면 되는 것 입니다. 유치가 안 되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면 될 일입니다. 차~암 쉽죠?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대부분 신문들은 ‘이건희 사면’을 주요 기사로 뽑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적 보수 신문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이 사건을 메인 박스에 노출 하고 있지 않습니다. <동아일보>만이 뉴스통신사의 기사를 인용해 노출하고 있을 뿐입니다.

배임과 조세포탈의 죄목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1100억원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죄도 돈 있고 힘 있으면 사면 받을 수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니 주가조작이나 범죄를 통해서라도 돈을 벌려고 하는 게 아닐까요? 그래서 “이러니 애를 안 낳지 ...”라는 댓글에 공감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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