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접하지 못한 사자성어가 인터넷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인데요. 일본의 대표적 극우 성향의 산케이 신문에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의 칼럼이 발단입니다.

문제의 칼럼은 MBC <무한도전>팀이 한국음식을 홍보하기 위해 뉴욕타임스에 낸 비빔밥 광고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식객, 한식의 세계화’편 방송이 되고나서 취지를 살리고자 진행한 일종의 캠페인이였는데요. 뉴욕타임스에 ‘오늘 점심 비빔밥 어때요?’ (How about BIBIMBAP for lunch today)라는 제목의 광고를 낸 것입니다. 광고에는 맨해튼 내 한국 음식점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광고를 본 구로다는 지난 26일 자사 신문 외신 칼럼 란에 '[여보세요 서울입니다] 비빔밥은 괴로워'라는 칼럼에서 "(비빔밥은) 밥과 야채가 뒤섞여서 아름다운 색깔은 사라지고 질겅질겅한 정체불명의 음식이 된다"고 설명하고 “광고를 보고 비빔밥을 먹으로 간 미국인들이 이 양두구육에 놀라지 않을까 걱정 된다"며 비빔밥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양두구육은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인데요. 즉 먹는 거 가지고 사기를 친다는 겁니다. 비빔밥도 첫 모습은 가지각색의 야채와 볶은 소고기 그리고 중앙에 달걀노른자까지 맛깔스럽지만, 먹기 위해 비벼놓으면 사기를 당한 것 마냥 먹기 싫어질 거라는 의미입니다.

혐오식품의 누명을 쓸 만한 아무런 이유가 없는 비빔밥에 시비를 걸고 있어 좀 어이가 없는 칼럼입니다만,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자 김태호 PD도 "우리 음식이 세계화가 되니 배가 아프신가 보다. 앞으로 한식당 근처에 얼씬도 못하시겠다. 자신도 양두구육이 될 테니까"라며 미디어를 통해 한마디 하고 나섰습니다.

문제의 칼럼이 비빔밥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에 얼마큼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습니다. 생각보다 영향이 클 것 같다면 정부의 대응도 필요 해보입니다. 영향이 크지 않다면, "구로다씨는 비빔밥을 비비지 않고 그냥 ‘처’드시라고 얘기 드리고 마는 것"이 현명한 대처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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