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원탁토론으로 진행된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관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이 호평을 받고 있다. 앞서 진행된 스탠딩 토론에 비해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 시청자들이 더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기존의 토론의 문제점을 보완한 토론 방식과 손석희 사장의 노련한 진행이 어우러진 결과로 보인다.

▲25일 JTBC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한 각당 대선후보들. (연합뉴스)

25일 오후 8시 40분부터 진행된 대선 TV토론은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의 사회로 각당 대선후보들이 원탁에 둘러 앉아 약 3시간 가량 진행됐다. 지난 스탠딩 토론에서는 각 후보자들이 서서 토론을 진행했었다.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체력장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토론 1부 순서에서는 ▲경제 불평등 심화로 인한 양극화 사회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법 ▲안보와 국익을 지킬 정책 비전 등 2개 공통질문에 대해 발언한 후 후보자들은 문답을 이어갔다. 2부에서는 두 차례에 걸친 주도권 토론 순서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1부에서 미진했던 정책 토론을 보완하는 형식으로 진행됐고, 두 번째는 상대 후보를 검증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각각 3명의 후보들에게 6분의 시간을 이용해 질의응답하는 형식이었다. 1, 2부와 상관없이 한 차례 사용할 수 있는 1분짜리 '찬스'도 있었다. 찬스는 상세한 답변을 하고자 하는 후보나, 질문 시간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후보들에게 적용됐다.

지난 두 차례의 스탠딩 토론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특정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무분별한 의혹제기 등은 최소화 됐고, 발언 중간에 다른 후보가 끼어드는 현상도 줄었다는 평가다. 특히 네거티브로 점철됐던 지난 토론과 달리 후보자의 정책을 알 수 있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손석희 사장의 진행이 돋보이는 장면도 수차례 연출됐다. 손 사장은 2부 순서로 진행된 1차 주도권 토론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1부에서 제기된 정책과 무관한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가자 적절하게 통제하기도 했다.

▲25일 TV토론 진행하는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연합뉴스)

손석희 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의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하는 홍준표 후보에게 "이 문제는 두 번째 라운드에서 하셔도 될 것 같다"면서 "1차는 저희가 1부 토론 보완차원에서 토론을 하자고 했기 때문에 가능하면 맞춰서 해달라"고 당부했다.

손석희 사장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차 주도권 토론에서 "이번에 2명 질문하고 2차에서 4명에게 질문하면 안 되겠느냐"고 요청했지만, "지금 하셔야 한다"면서 원칙대로 토론을 이어갔다. 손 사장은 안 후보의 주도권 토론이 끝난 후 "누차 말씀드리지만 룰은 여러분 참모들께서 정하신 것"이라고 토론 룰 준수를 당부했다.

손석희 사장은 토론 중간에 적절한 유머와 후보자들과의 대화로 분위기를 경직되지 않게 이끄는 노련함도 발휘했다. 2부 시작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토론회장에 늦게 등장하자 "심상정 후보님께 공통질문 먼저 드린다. 더 늦으셨으면 큰 일날 뻔했다"고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내각 구성 관련 질문에서 문재인 후보가 '국민 추천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손석희 사장께서 국민 추천 받으시면 사양 안 했으면 좋겠다"고 건네자, 손 사장은 "제가 이전에 사양하겠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는 토론 도중 "JTBC가 제일 편하게 해준다"면서 "진행도 (손석희 사장이) 가장 좋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한 네티즌은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니까 이제까지 헐뜯기, 네거티브로 변질됐던 토론이 양질의 토론이 됐다"고 말했고, 다른 네티즌은 "진행자가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게 마음에 든다. 다른 토론 진행은 토론자들에게 끌려다녔다"고 호평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오늘의 승자는 손석희"라고 손 사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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