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18.10.23 화 18:31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스포토픽
골프 룰 개정으로 이어진 렉시 톰슨의 ‘TV 시청자 제보’ 벌타 논란[블로그와] 임재훈의 스포토픽
스포토픽 | 승인 2017.04.25 16:02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날벼락과 같은 벌점 세례를 맞으면서 다 잡았던 우승 트로피를 놓친 렉시 톰슨의 비극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관련 룰 개정이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의 골프 전문매체 ‘골프위크’는 “세계 골프 규정을 정하는 영국 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오는 25일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4벌타를 받고 우승에서 놓친 톰슨과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정된 룰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톰슨은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어 코스(파72·6천76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12번 홀(파4)까지 공동 2위 선수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전날 열린 전날 3라운드를 TV로 시청자 가운데 누군가가 톰슨이 17번 홀에서 50㎝ 정도 거리의 짧은 파 퍼트를 남긴 상황에서 공을 마크했다가 다시 놓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는 제보를 했고, 이에 조사를 진행한 결과 톰슨이 공을 마크한 지점에 정확히 놓지 않고 홀 쪽에 가깝게 놨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톰슨은 2벌타를 부과 받았고, 결과적으로 잘못 기입된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셈이 됨에 따라 2벌타가 추가됐다.

경기 중 4벌타로 우승 기회 놓친 렉시 톰프슨[AP=연합뉴스 자료사진]

톰슨은 순식간에 4타를 잃었고, 12번 홀에서 보기까지 범하면서 11번 홀과 12번 홀 사이에서 톰슨은 5타를 잃고 말았다. 3타 차 선두였던 톰슨이 순식간에 선두에 2타 뒤진 5위로 내려앉는 순간이었다.

결국 이날 최종 라운드는 보기 없이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유소연(메디힐)이 톰슨(미국)과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쳐 연장전에 돌입했고,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유소연이 버디를 잡아내며 파에 그친 톰슨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톰슨은 경기 직후 “운이 없었다.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일이다. 나는 그날 내 실수를 깨닫지 못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뜻밖의 변수로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도 얼떨떨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고 운을 뗀 유소연은 “리더보드를 확인하진 않았지만 톰슨이 플레이를 잘했다고 생각했고 그에게 그런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고 상황을 되돌아봤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경기에) 전념한다. 선수들은 경기를 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며 “톰슨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잘 몰랐고 나 역시 그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유소연은 “기분이 좀 묘하긴 하다”면서도 “동시에 내가 자랑스럽고 이 모든 게 감사할 뿐”이라고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유소연. [AP=연합뉴스]

경기 직후 세계 골프계는 발칵 뒤집혔다. 

경기 감독관이 직접 잡아낸 규정 위반이 아니라 TV시청자의 제보로, 그것도 스코어카드까지 기입해서 제출한 상황에서 뒤늦게 규정위반이 발견돼 당시 행동에 소급해서 벌타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트위터에 “시청자는 경기위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고,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도 “믿을 수 없다. 시청자가 제보할 수 있다는 규정은 바뀌어야 한다”고 톰슨에 대한 벌타 부과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미국 현지 언론이나 골프 관계자들도 문제의 라운드 당일이 아닌 하루가 지나 벌타를 적용한다는 점에 대해 부당함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미 스코어보드에 사인을 했고 라운드가 끝난 상황에서 뒤늦게 TV시청자의 제보를 받아들여 벌타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와 아울러 톰슨을 제치고 대회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에게는 악성 댓글이 달렸다. 

상황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피해자인 톰슨이 나섰다. 톰슨은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톰슨은 우선 “어제 치렀던 유소연의 연장전 우승을 축하한다. 그녀는 정말 열심히 싸웠고 멋진 플레이를 했다”며 유소연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어 “어제 일어났던 어떤 일로 유소연의 승리를 뺏어가질 않길 바란다”고 유소연이 논란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렉시 톰프슨. [AP=연합뉴스]

톰슨은 이어 “LPGA위원회가 판정을 내렸고 프로 골퍼라면 반드시 이를 따라야 한다. 그게 얼마나 뼈아픈 일인지는 중요치 않다”며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다만 그는 자신의 실수에 대해 “(당시) 일어났던 일은 전혀 의도치 않았던 바다. 의도적으로 할 리가 없다. 모든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고 동료 선수에게 선의의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입장을 표명한 스포츠맨십과 동료애가 빛난 행동이었다.

이와 같은 의연한 태도는 톰슨에게 벌어진 비극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일어날 가능성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규정 개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R&A와 미국골프협회는 ANA 인스퍼레이션이 끝난 다음 주에 열린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기간에 이 사안을 논의했다. 

아직 정확한 내용은 확정 되지 않았으나 일단 대회 코스에서 직접 경기의 진행과 관리 감독을 하는 경기 감독관이 아닌 TV 시청자가 제보로 기록이 바뀌는 일이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룰 개정이 이루어지고 즉시 시행될 전망이다. 

이번 규칙 개정은 미디어가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 만들어진 낡은 규정에 손을 대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룰 개정의 영향으로 오는 2019년으로 예정된 ‘골프 룰 대개정’ 과정에서도 첨단 미디어 환경을 고려한 개정 룰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스포츠 전문 블로거, 스포츠의 순수한 열정으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꾼다!
- 임재훈의 스포토픽 http://sportopic.tistory.com

스포토픽  sportopic@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토픽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Copyright © 2011-2018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