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연이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지지자들의 원성을 빗발치고 있다. 안 후보는 23일 제3차 TV토론에서 경쟁 후보에게 자신이 '갑철수냐·MB아바타냐'고 따져 묻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에 안 후보의 지지자들이 토론 전략에 대해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23일 TV토론 준비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당 홈페이지의 국민광장 코너에는 안철수 후보의 토론 부진을 비판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안타깝다"는 내용부터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내용까지 안 후보의 토론에 대한 다양한 비판을 담은 글이 빼곡하게 게재돼 있다.

한 당원은 "참담한 마음"이라면서 "어린아이 같은 말투, 감정을 컨트롤 못하는 표정, 짧게 끝내버리는 발표, 어제 토론 후 머리에 남은 말은 MB아바타, 갑철수 뿐"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그동안 당비를 내온 당원으로서 너무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면서 "남아있는 토론회에서는 제발 부드러우면서도 소신있고 힘 있는 표정과 언어, 지도자다운 깊이 있는 식견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글도 있었다. 과거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것으로 보이는 네티즌은 "토론을 보고 가족들 모두 안철수 지지를 철회한다. 한 때 안 후보님 지지자였다는게 쪽팔린다"고 비난했다. "어제 토론회 정말 실망했다"고 글을 시작한 한 지지자는 "상대를 물어뜯는 공격과 변명은 이제 그만하고 정책과 비전에만 몰두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TV토론을 준비하는 안 후보측 관계자에 대한 질책도 이어졌다. 안 후보의 지지자는 "제가 도와드려도 그거보다는 더 잘할 것 같다"면서 "대체 누가 전략을 짠 건지 모르겠지만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 지지자는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이 올린 글 리스트. (사진=국민의당 홈페이지 캡처)

24일 YTN <뉴스N이슈>에서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는 "안철수 후보의 선거 토론 전략에 굉장한 문제가 있다"면서 "미래 프레임을 버려둔 채로 사실상 본인이 해 왔던 의혹제기를 가지고 문재인 후보를 대상으로, 어찌 보면 감정 섞인 이야기들에 대한 공방을 벌이다 보니 안 후보에게 기대했던 모습들은 이런 것들이 아닌데라고 하면서 아쉬움을 표현했던 유권자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병민 객원교수는 "문재인 후보는 정확한 지적을 했다. '저 문재인을 보고 토론하지 말라'고 지적을 했는데 사실상 맞는 지적을 한 것"이라면서 "문재인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문재인 후보에게 집착한다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미래에 대한 가치를 가지고 후보들과의 정책적 차이점을 드러내는 데 토론 전략을 집중하는 것들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안철수 후보 토론 지원팀을 교체해야 한다"면서 "선거에서 가장 나쁜 것은 '나는 OO가 아니다'고 하는 것인데 안 후보가 이 전략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 TV토론 직후 국민의당은 논평을 통해 "질문에 명확히 답하고 의혹에 당당하게 대처하는 안철수 후보의 2시간이 돋보였다"면서 "문재인 후보의 색깔론 논쟁, 박지원 상왕 논쟁이 종식되고, 미래 대 과거의 구도가 명확해진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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