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케이블 채널 XTM 예능 프로그램<남원상사> 제작진을 소환한다. 최근 방송분에서 출연자들이 품위유지를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에서다. 방통심의위가 제작진을 소환하면 중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남원상사>는 방송이 시작된 이후 ‘여성혐오’ 시각이 강하다는 지탄을 받고 있어, 제작진이 어떤 소명을 할지, 또 방통심의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방통심의위는 19일 오후 3시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소위원회의에서 <남원상사>(4월8일 첫 방송)에 대해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지난 8일 첫 방송에서 출연자가 ‘팬티에 손을 넣는 남편’이라는 시청자의 고민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남성의 주요 부위에 대해 반복적으로 언급하거나 해당 부위를 부각하는 몸짓을 여러 차례 클로즈업해 방송한 것을 '방송심의규정 제27조(품위유지) 4호'에 위배된다고 방통심의위는 판단했다. 이에 따라 <남원상사> 제작진은 오는 26일 소위원회에 출석해 이에 대해 소명하게 된다.

(사진=케이블 XTM 예능프로그램 <남원상사>)

<남원상사> 제작진은 프로그램 소개란에 “원기를 잃은 남자들의 로망실현, 친구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남자들의 고민 해결까지 남자들의 원기 상승 예능”이라고 썼다. 제작진은 방송 전 낸 ‘고객 모집 공고’ 글에 “수컷들이여 일어나라! 남원상사를 필두로 남자들의 영역 확장이 시작된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여자에게 복수하고 싶은 남자”라는 모집 조건을 달아, 누리꾼들로부터 ‘여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진=케이블 XTM 예능프로그램 <남원상사>제작진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

이가온 TV평론가는 15일 <미디어스> 칼럼에서 <남원상사> 첫회분에 대해 ‘남자들을 변명해주는 예능에 가까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애초부터 남자들의 원기를 왜 상승시켜야 하는지도 모르겠거니와, 그것을 상승시키는 방법에도 크게 공감되지 않는다”며 “그냥 ‘칭찬’이 아니라, ‘예쁜 여자들이 해주는 칭찬’이라는 점도 불쾌하다. 남자들의 원기를 살려주는 것은 결국 여자의 외모라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손희정 문화평론가는 17일 <경향신문> 칼럼에서 “남원상사는 정말 최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원상사는 남자를 좌절시키는 원인으로 여자, 그리고 그들의 ‘여자짓’을 지목한다”며 “여기서 여자짓이란 여성이라는 성별에 덧씌워져 있는 이 사회의 전형을 의미한다. 이 확증편향 안에서 여자는 김치녀 프레임에 포획돼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중문화가 지친 남자들을 위로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그 위로를 다른 이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 제공할 필요는 없다”며 “그렇게 해서 형성되는 것은 ‘여성혐오가 팔리는 시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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