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재직 시절 박근혜 당시 대통령 등으로부터 손석희 앵커를 갈아치우라는 외압을 받았다는 폭로로 파문이 일고 있다. 언론시민단체·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권의 언론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은 19일 성명에서 홍 전 회장의 폭로에 대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치부가 또 한 번 드러났다”고 했다. KBS·MBC·YTN·연합뉴스 등 국가 권력에 의해 경영 교체가 용이한 언론사 이외에 민영 언론사에서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 사진=‘JTBC 외압의 실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홍석현’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을 통해 손 앵커 교체 압력을 넣은 것을 두고 “(언론사에) 막대한 광고를 집행하는 자본 권력인 삼성은 이미 언론의 의제를 쥐고 흔들만큼 검은 권력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이 최종 결정되기 전 매일경제·동아일보·연합뉴스 등이 보도를 통해 일방적으로 삼성의 편을 들었던 것은 언급하며 “언론 독립성이 권력과 자본에 의해 훼손된 충격적인 방정식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권과 자본, 언론은 국민들에게 트라우마에 가까운 자괴감을 준 것을 반성하고 참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언론이) 지난 4년간 언론의 자유를 권력의 부역자로 만들려 했던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지 못한다면 국회 청문회와 특검을 통해서도 밝혀내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은 18일 논평을 내고 “박근혜 정권의 언론통제 사실이 언론사 사주를 통해 직접 드러났다”며 “국민의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서 정권 차원의 언론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16일 홍 전 회장은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JTBC 외압의 실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영상에서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보도) 전에 제가 받았던 구체적 외압이 5번에서 6번 된다. 그 중에 대통령으로부터 2번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위협을 느낀 건 사실”이라며 “외압을 받아서 앵커를 교체한다는 건 제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외압을 견뎌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소속 고위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을 독대한 자리에서 손 앵커를 갈아치우라는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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