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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게 복지는 표몰이용 공짜 정책대선 후보 복지 경쟁 '평가절하'…세금에 대한 인식은 있나?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04.19 11:50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강화된 복지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 관심이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대선후보들의 복지 공약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18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기초연금 인상 등 노인 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소득 하위 70% 이하 노인에게 2018년~2020년까지 월 25만 원, 2021년부터 3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안 후보는 소득 하위 50% 이하 노인에게 월 30만 원, 하위 50~70% 노인에게는 2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노인들이 부담을 느끼는 의료비 관련 공약도 등장했다. 문재인 후보는 각 지역마다 치매 지원센터를 설치해 검진·환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치매국가책임제를 실시하고, 저소득층 노인에 대한 방문 건강관리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안철수 후보도 전국 시군구별로 치매지원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인 공약뿐만 아니라 아동, 출산, 육아, 고용, 노동 등 각 분야에서 현재보다 진보된 복지 공약들이 등장하고 있다. 원내 정당 후보 모두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다. '최저임금 1만 원'은 5당 대선후보의 공통 공약이 됐다. 대선후보들의 이러한 복지 공약 경쟁은 저성장과 양극화 등 사회적 과제에 대해 복지 정책 확대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하지만 조선일보는 대선후보들의 복지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과거에도 조선일보는 복지의 확대를 '포퓰리즘'으로 매도해온 바 있다. 19일자 조선일보는 <복지 경쟁 대선 몇 번 더 하면 나라 거덜 나지 않겠나> 사설을 게재해 대선후보들의 복지 공약을 비판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대선후보들이 연간 10조 원도 더 드는 현금 주는 복지를 하겠다며 경쟁적으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아무도 현실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는 말을 하지 않았고 안철수 후보는 재정지출 합리화와 같은 상투적인 설명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대선후보들의 복지 정책에 예상되는 예산 액수를 나열한 후 "올해 예산 400조 원 중 3분의 1이 복지예산이다. 65세 이상에게 기초연금을 포함해 총 12조 7700억 원, 0~5세에겐 12조 4000억 원 가량의 복지 예산이 지원된다"면서 "합쳐서 25조 원 넘게 주는데 10조 원 가량의 현금성 복지를 무차별로 더 주자는 것이다. 가장 시급하고 효율적인 복지인가를 따진 것이 아니라, 표 많고 표 매수 효과가 큰 곳을 겨냥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우리 복지비 지출은 GDP의 9.7%(2014년)로 OECD 국가 평균(21.1%)에 크게 못 미치는 건 맞다"면서 "'저부담-저복지' 국가에서 이제 '중부담-중복지'로 넘어가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저출산 고령화로 복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복지 예산 늘어나는 속도는 가파르다. 지난 5년간 복지 지출이 연평균 7.4%씩 늘어왔다. OECD 국가들의 2배 가까이 된다"면서 "선진국들이 50년 넘게 걸린 길을 압축해 따라가는데 그 방향과 속도가 잘못되면 나라가 돌이킬 수 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국민들에게 공짜로 준 돈을 도로 줄이기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복지공약 비판은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GDP 대비 복지비 지출이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조선일보가 한국의 복지비 지출 상승률이 OECD 국가들보다 높다는 이유로 속도 조절을 하자는 얘기 자체가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복지비 지출을 더욱 늘려야 OECD 수준을 따라갈 것이 아닌가.

국민들에게 "공짜로 돈을 준다"고 표현한 조선일보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 대선후보들이 대통령이 되면 사용할 복지 예산은 어차피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세금이다.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어 사회적 서비스 제공으로 보상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물론 국민 개개인의 소득·재산 수준에 따라 내는 세금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시장에서 하지 못하는 부의 재분배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여지는 없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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