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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흔들기' 수습 나서정병국·이혜훈 아침 라디오 출연…당협위원장들, 이종구 '제명'까지 거론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04.18 15:51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17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시점에 바른정당 내부에서 자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후보를 흔드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 유 후보 사퇴를 거론하거나,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과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당내 일부 의원들의 압박에도 유 후보는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바른정당 선대위도 진화에 나섰다.

▲왼쪽부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이종구 정책위의장, 정병국 전 대표. (연합뉴스)

지난 16일 바른정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정책위 의장의 발언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유승민 후보의 완주에 대한 의구심은 커져갔다. 이 의장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면서 "사퇴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어 후보 사퇴를 포함한 당의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정치공학적 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받드는 차원에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후보 지지 선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공식선거운동 일정을 하루 남긴 시점에서 발생한 이종구 의장의 작심발언에 바른정당은 뒤집혔다. 언론을 통해 일부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익명으로 자유한국당이나 국민의당과 선거연대 또는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경우는 있었지만, 현역의원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동요와 함께 이 의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종구 의장이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정책위 의장 등을 맡고 있는 당 지도부라는 점은 충격을 더하는 요소였다. 유승민 후보가 "부당하고 반민주적인 목소리에 한 번도 굴복한 적이 없다"고 완주 의지를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이종구 의장의 '유승민 사퇴 발언'이 파장을 몰고 오자 바른정당 선대위가 직접 진화에 나섰다. 18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한 정병국 바른정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종구 의장 입장에서 걱정하는 부분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당의 당직자로서 그런 입장을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가 왜 분당을 했고 창당했는지 하는 것에 대한 분명한 우리 원칙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고 본다"면서 "선거의 유불리에 따라서 합치고 또 다시 뭐하고, 이런 선거공학적으로 접근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병국 위원장은 '당내에서 유승민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지적에 "걱정들을 해서 며칠 전에 몇몇 의원들이 모였단 얘기 들었다. 그 모인 의원들이 각자의 생각을 얘기했지, 어떤 통합된 의견을 내서 우리가 어떻게 하자 결정된 것은 없다고 한다"면서 "상황은 선거는 시작됐고, 여론은 잘 안 나오고 하니까 걱정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단 우리의 창당 정신을 기반으로 해서 유승민 후보를 중심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그 결과는 결과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게 도리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정병국 위원장은 '홍준표 후보와의 보수 단일화'에 대해서도 "보수가 보수 같아야지 하는 얘기"라면서 "단일화를 할 것 같다면 우리가 왜 나왔겠느냐"라고 일축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는 자유한국당을 가짜 보수라고 규정했다"면서 "대통령이 탄핵까지 이르렀는데 책임지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결국 이름을 바꿨지만 도로 친박당이고 그대로 최순실을 비호했던 당"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혜훈 바른정당 중앙선대위 상황실장은 이종구 의장의 발언에 대해 "그 얘기가 사실이라면 정상이라고 볼 수가 없다"면서 "당원과 국민의 뜻을 모아서 당의 후보로 뽑힌 사람을 가능성이 없다 또는 마음에 안 든다라고 사퇴하라고 한다면 그건 반민주적이고 독단적인 발상이다.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혜훈 실장은 "제가 듣기론 식사자리에서 가볍게 한 사담이 좀 부풀려져서 보도가 됐다. 본인의 진의가 왜곡되고 와전됐다 이렇게 해명한다고 한다"면서도 "본의가 아니었다면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그런 일은 없느니만 못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바른정당 당원이 남의 당 후보 지지선언을 하자고 얘기하시는 건 너무 기가 막힌 일"이라면서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의 지역당 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도 이종구 의장의 발언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A위원장은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종구 의장에 대한 비판이 엄청나게 높은 상황"이라면서 "이종구 의장을 제명하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격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A위원장은 "어차피 이번 대선이 쉽지 않다는 건 우리도 다 알고 있다. 바른정당이 왜 창당을 했나. 보수 적통을 되찾기 위한 게 아니었느냐"면서 "자유한국당 유세차를 보면 아직도 '우리가 돼야 박근혜가 산다' 이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게 현실인데, 이종구 의장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장이 당적 버리고 국민의당 가고 싶다고 하면 본인 마음이지만, 탈당도 안 하고 앉아서 안철수 지지선언을 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렇게 정치하면 친박단체 따라간 조원진과 다른 게 뭐냐"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한편 17일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서 열린 유승민 후보의 대선 후보 출정식에 이종구 의장, 김성태 선대위 조직본부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지난 10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유 후보의 저조한 지지율에 대해 "속이 터지고 답답해 죽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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