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의 텔레비존(http://tv.media.daum.net/)에서 SBS의 요청에 의해 SBS방송관련 게시물이 삭제되고 있다. 그러나 방송 영상만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의 캡쳐나 이미지의 재이용한 게시물까지 삭제되고 있어 사용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SBS의 방송저작물 유통을 담당하는 SBS콘텐츠허브는 앞으로 텔존 뿐 아니라 블로그와 다른 게시판까지 저작권 위반 행위를 확대한다고 밝히고 있어 저작권의 범위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다음 텔존에 지난 12월 2일, 공지가 걸렸다. “12월 1일부터 SBS 방송 프로그램 관련 일부 텔존 게시물이 SBS측 요청에 따라 삭제되고 있다”며, 이용자들의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삭제되고 있는 대상은 “SBS 방송 프로그램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 방송 포스터 등 관련 이미지, 동영상(움짤, 플짤 포함) 등의 게시물 가운데 SBS콘텐츠허브의 자체 모니터링 인력이 적시한 게시물”이다. 또 다음은 “저작권자의 뜻을 존중해 새로 방영되는 SBS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해당 서비스 페이지를 오픈할 수 없다”며 “종영된 SBS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권리침해 신고가 늘어날 경우, 해당 프로그램 페이지가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 SBS측 요청에 따른 텔존 게시물 삭제 공지(다음 텔레비존)

다음 텔존은 방송 프로그램 별로 게시판을 제공해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으로 여기에는 해당 프로그램의 동영상, 움짤(움직이는 GIF 이미지), 사진 등과 이용자들의 감상평, 연기평 등이 올라온다.

현재 다음의 텔존에서 SBS프로그램의 이미지, 영상이 포함된 게시물은 전체가 삭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다음 텔존에서 활동하는 팬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다음 텔존을 통한 자연스런 드라마 홍보를 막아 놨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현재 SBS 주말드라마 <그대웃어요> 텔존 게시판에 주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가을억새는 “캡쳐물까지 저작권 위반이면 드라마 텔존은 왜 있냐”고 항의했다. 또 20121221은 최근 시청률 하락의 원인 가운데, “지금 텔존게시판 상황도 적지 않은 이유가 된다”고 SBS 측을 비판했다. yeppi는 “움짤이 길어봐야 짧은 한씬밖에 못만들고 사진 캡쳐해봤자 많아도 몇십장인데 그게 무슨 저작권에 타격을 준다고 이 난리냐”며 “혼자만 보고 끝낼 걸 이런 커뮤니티에 와서 같이 공유하면서 분위기 더 업되고 그러면 플러스가 되면 됐지 마이너스가 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SBS 홈페이지 <그대 웃어요> 게시판을 비롯해 여러 드라마 게시판에는 이용자들이 현재 방송프로그램의 녹화해 만든 영상물을 비록해, 캡쳐 사진들이 그대로 공개되고 있다.

▲ 감상평이 올라오는 게시판에 항의글과 임시차단 조치된 글들이 주를 이룬다 (다음 텔존 SBS <그대 웃어요> 게시판)

다음 텔존에서 게시물 삭제조치를 취한 SBS콘텐츠허브의 입장은 강경하다. SBS콘텐츠허브의 관계자는 현재 “SBS 저작물에 대해 직접 모니터링을 진행해 삭제 요청을 하고 있다”며 “향후 다른 게시판이나 사이트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방송사의 영상물을 이용한 영상, 움짤 등은 모두 저작권법 위반”이라며 “SBS 방송콘텐츠는 SBS 사이트에서 정당하게 이용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KBS와 MBC 등 다른 방송사는 SBS와 같은 강력한 저작권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KBS의 저작권팀의 한 관계자는 “캡쳐 화면도 저작권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영리 목적으로 KBS 방송화면을 사용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채명기 한국저작권위원회 교육연수원장은 지난 10일 블로거 컨퍼런스의 일환으로 진행된 <블로거를 위한 저작권> 강의에서 영화나 드라마의 장면 캡쳐화면에 대해, “인용의 범주에 든다”며 “이미지 출처를 정확히 표시하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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