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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넥센에 3-2승, 팻딘 완투 KBO 데뷔 첫 승, 최형우 4번 타자의 위엄[블로그와]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7.04.15 10:00

팻딘이 세 번째 도전 만에 KBO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앞선 두 경기 역시 모두 승리 투수가 될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매번 불펜이 무너지며 승리를 놓쳤던 팻딘은 이번에는 홀로 9이닝을 책임지며 1점차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긴박한 상황에서 오히려 더 힘을 내며 상대를 압도하는 팻딘의 투구에서 혼이 실린 듯했다. 

팻딘 완투 도운 특급 도우미 최형우, 4번 타자의 위엄을 보이다

KBO 데뷔 후 승리가 없던 팻딘의 3수가 시작되었다. 최근 넥센에 유독 약했던 기아로서는 홈에서 올 시즌 처음 맞상대하는 그들을 잡고 싶었다. 기아와 선발 팻딘은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사력을 다했다. 상대 선발인 한현희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2016 시즌을 쉰 후 첫 복귀 무대였다.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되면서 투수전 양상을 자주 보게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난타전도 여전히 많지만 분명한 사실은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도 선발 투수들은 강했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힘과 제구력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넥센 투수 한현희 [연합뉴스 자료 사진]

초반 흐름은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로 이어졌다. 큰 위기감 없이 이어지던 경기의 균형추는 4회 기아가 먼저 흔들었다. 타격감이 떨어져 있던 김주찬이 첫 타자로 나선 4회 한현희를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만들며 반전 가능성을 보였다. 타격감이 살면 모든 감각도 같이 상승하는 듯하다. 

최형우의 좌익수 뜬공에 김주찬이 3루까지 내달린 것을 보면 말이다. 통상적으로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로 2루 주자가 3루로 뛰기는 어렵다. 그만큼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아웃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군 홈런왕이었던 허정협의 안일한 생각에 김주찬은 일침을 놨고, 이 주루플레이 하나가 선취점을 뽑는 이유가 되었다. 

1사 3루 상황에서 나지완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으며 순항했다. 하지만 넥센도 만만치 않았다. 팻딘에게 끌려가던 그들은 5회 동점을 만들어냈다. 1사 후 타석에 선 허정협이 팻딘의 높게 형성된 공을 완벽한 스윙으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스윙이 크지는 않았지만 배트 스피드와 함께 파워까지 실린 허정협의 타격은 올 시즌을 기대하게 할 정도였다. 맞는 순간 이미 홈런이었던 그 한 방으로 다시 균형추는 맞춰졌다. 6회 균형을 허물어트린 것은 넥센이었다. 이번 경기 중 팻딘이 가장 힘든 상황에 처한 이닝이기도 했다. 

선두타자 서건창이 유격수 강습 안타로 나가면서부터 넥센의 반격은 시작되었다. 윤석민을 상대하던 팻딘의 몸쪽 공이 보호대를 맞고 사구가 되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아무리 잘 던지던 투수라고 해도 한순간 영점이 흐트러지며 무너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IA 좌완투수 팻 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상황에서도 채태인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1사 1, 3루 상황을 만든 팻딘은 안정적이었다. 이후 코치의 마운드 방문을 받고 김민성을 고의 4구나 다름없이 만루 작전을 선택했다. 수비하는 입장에서도 만루가 더욱 쉬운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더욱 병살이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강했다. 

침묵하던 이택근이 좌전 적시타를 치며 균형을 무너트렸다.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팻딘 역시 강했다. 전 타석에서 홈런을 내준 허정협 앞에 다시 만루 상황이 벌어졌지만 흔들리지 않았고 물러서지도 않았다. 허정협을 3루 땅볼로 잡아내는 과정에서 팻딘은 강력한 멘탈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닝이었다. 

박동원마저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팻딘은 진짜 좋은 투수였다.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팻딘에게 기아의 불펜 투수들은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전날 한승혁이 마운드에서 멘탈이 무너지며 자멸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팻딘이 최소 실점으로 이닝을 막자 기아 타자들도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2사 상황에서 타석에 선 최형우는 첫 홈런 이후 좀처럼 나오지 않던 홈런은 다시 홈에서 결정적인 순간 동점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시즌 첫 홈런이 광주 홈이었는데 새로운 기아의 4번 타자는 홈에서만 두 개의 값진 홈런을 만들어냈다. 

한현희는 7이닝 동안 74개의 투구수로 4피안타, 1피홈런, 1탈삼진, 2사사구, 2실점을 하며 복귀전에 충분한 합격점을 받았다. 1년을 쉰 투수답지 않게 좋은 제구력으로 빠르게 승부를 하는 한현희는 올 시즌 넥센 선발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팻딘은 첫 타자인 윤석민의 강한 타구를 맞으며 위기에 처했다. 타구에 맞은 후에도 곧바로 1루 토스를 해 아웃 카운트를 잡아 놓고 마운드에 누워버린 팻딘. 하지만 이내 일어나 남은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괴력을 보인 그는 정신력이 최고인 투수였다.

최형우 [연합뉴스 자료 사진]

팻딘의 이런 모습에 기아 타자들 역시 즉시 화답했다. 8회 1사 후 김선빈이 안타를 치며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김선빈이 도루 성공 후 견제사로 아웃되면서 분위기는 급격하게 식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타격감이 오른 김주찬이 2루타로 다시 기회를 살리고, 전 타석 동점 홈런을 친 최형우가 결정적인 적시 2루타로 역전타를 날리며 경기를 지배했다. 

팻딘은 9회 다시 마운드에 올라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KBO 데뷔 첫 승을 자축했다. 8회 1사 후부터 다섯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운 팻딘의 투구는 엄청났다. 강속구 투수는 아니지만 뛰어난 제구력을 갖춘 팻딘의 투구는 많은 것을 시사했다. 

팻딘은 9이닝 동안 127개의 공으로 7피안타, 1피홈런, 9탈삼진, 2사사구,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 등판한 모든 경기가 압도적이었던 팻딘은 헥터에 이어 완투승을 거두며 기아 마운드에 큰 힘을 주고 있다. 4선발과 불펜이 불안한 기아로서는 두 외국인 투수들의 빼어난 투구는 그 무엇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조용하면서도 강한 팻딘. 8회 부상으로 교체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다시 일어나 남은 다섯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운 그의 패기는 기아의 젊은 투수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되었을 듯하다. 경기를 지배하는 방법을 그들은 그렇게 팻딘을 통해 배우고 있으니 말이다. 4번 타자의 위엄을 각인시키고 있는 최형우의 이번 집중력 역시 최고였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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