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임진수 기자]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4일 국민의당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안 전 대표의 승리는 캠프 구성이 과거와 달리 개방적이고 외연을 확장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과거 안철수 캠프는 안철수 전 대표의 측근 몇몇이 이너서클을 구성해 매우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조직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나 안철수 캠프는 경선을 준비하면서 다양한 인재들을 끌어모으면서 몸집을 계속 불려 나갔다.

지난 1월 치러진 국민의당 전당대회의 결과는 안철수 조직에게 매우 큰 충격을 주었다.

16개 시·도당 위원장 선거 중 경선이 벌어진 서울·경기·부산·경남·전남·강원·충북 등 7곳에서 안 전 대표 측이 민 후보들은 줄줄이 낙선했다. 안 전 대표 측의 조직 열세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었다.

국민의당 창당 이후 소위 ‘안철수 사람’ 이라고 불리는 안철수 측근들의 행태는 ‘안철수 사당’이라고 불릴 만큼 독단적이고 배타적인 당 운영으로 당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총선 이후 실시된 당직자 공채에서 특정인이 미는 안철수 사람들만이 채용되면서 불만이 고조되었고 ‘친안 패권주의’라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기 조직 사람만이 특별한 사람이고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폐쇄적이고 특권적인 집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내외 안 대표를 비토하는 세력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결국에는 안철수 세력과 호남 중진의원들과의 갈등으로까지 붉어지며 안철수 조직은 큰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안철수와 함께 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슨 새 정치의 기득권자인 것처럼 행세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쇄도하면서, 안철수 캠프가 쇄신하고 좀 더 대중친화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두 차례의 노원(병) 지역구 선거를 총괄했던 서종화 캠프 기조실장을 중심으로 이수봉, 김도식 등 전직 보과관 등이 외연 확장을 주도하면서 새로운 ‘상계동파’ 라고 불리는 세력이 부각하게 됐다.

이들은 정동영계로 활동하며 걸어 다니는 ‘인명사전’으로 불리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김정훈 전 민주당 국장을 기조실 부실장으로 영입했다. 호남향우회 조직에 정통한 김 부실장은 2007년 이후 이명박 지지문제로 갈라졌던 거주지별 호남향우회 양대 세력인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이금재 직무대행)와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중앙회(임향순 총재)를 안철수 캠프로 끌어들여 전통적 지지세력인 호남향우회의 텃밭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또한 천정배 전 대표가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천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서경선 서울 중구·성동(갑) 지역위원장을 안철수 캠프의 정세분석실장으로 영입했다. 천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한 뒤 천 전 대표측의 유영업 전 국민의당 청년위원장 등 청년조직이 손학규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하지만 서경선 위원장을 영입하면서 천 전 대표측 조직이 더 이상 손 후보 지지로 기울지 못하게 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양대 팬클럽 중 하나인 ‘반딧불이’를 끌어들이고 지지선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캠프 경선TF실장인 임승철 경기 시흥(갑)지역위원장이 주도했으며, 임 위원장의 연세대 학생운동 동기인 김성회 반딧불이 회장 영입을 위해 공을 들인 결과, 안철수 지지선언으로 이어졌다.

이 밖에 정형호 전 민주당 사무총장 등 구 민주계 세력 영입, 문형주 서울시의원 등 전·현직 지방의원 영입, 김경태 노원구의원, 최주호 전 새누리당 서울시의원 등 구 여권세력 영입 등으로 안철수 캠프는 계속해서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안철수 캠프는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과거와 달리 문호 개방과 유력 인사 영입으로 경선 승리는 물론 당내 통합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당내 통합을 넘어서서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신뢰를 국민들로부터 얻게 될 것인가가 대선 승리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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