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무너졌다. 조기대선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양강구도로 치러질 게 확실시 되는 시점이다. 이에 조선일보가 보수층에게 전략적 투표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판단이다.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조선일보에게 보수층의 전략적 투표가 향해야 할 곳은 안봐도 뻔하다. 안철수다.

▲7일자 조선일보 1면.

·7일자 조선일보는 1면 헤드라인에 <窮與之策(궁여지책)…보수 15%가 文·安 승패 가른다> 기사를 게재했다. 궁여지책의 여(餘)를 여(與)로 바꿔 '여당 성향 지지층'의 선택이 차기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정치권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초반 판세로만 볼 때는 일단 단일화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고 보수당을 찍었던 15% 정도 유권자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최대 변수가 될 듯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하지만 안철수 후보는 정치권에 의한 인위적 단일화에 소극적 입장을 유지했다"면서 "그는 '이번 대선에서 다른 세력과 연대하지 않겠다고 확인해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국민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문제는 보수층이 현재 여론조사에 나오는 대로 실제 투표를 할 경우에는 안 후보의 승산도 높지 않다"면서 "보수층이 투표소에서 승리 가능성이 있는 차선의 후보를 선택하는 상황이 되면 안 후보에게 유리하겠지만, 결과와 무관하게 정체성을 중시한 선택을 한다면 문재인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도했다.

▲7일자 조선일보 3면.

7일자 조선일보 3면에는 <보수 텃밭 TK "劉·洪을 찍으면 문재인이 되잖아"> 기사가 게재됐다. 조선일보는 "보수 정치권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 지역 유권자들도 다른 선택을 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범보수 정당 후보보다는 안철수 후보에게 쏠리는 양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TK지역에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더 가파르며, TK에 문 후보를 비토하는 정서가 남아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조선일보의 이날 3면 구성도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의 연장선이다. <후보 확정 후에도…양자든 다자든 40% 안팎 맴도는 문재인>, <2012년 "양자 여론조사 이겨 기쁘다"던 문재인…이번엔 "비상식적 조사"> 기사를 배치해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판적 논조를 이어갔다.

조선일보 34면 '최보식 칼럼'은 안철수 후보를 주제로 했다. <안철수만 보고 있으면 안 보이는 것> 칼럼에서 조선일보는 "국민투표까지 해야 한다는 그(안철수)가 몇 달쯤 지나 사드 배치 찬성으로 돌아섰다"면서 "입장을 바꾼 것은 큰 허물이 아니다. 정치를 하면서 말을 안 바꿔본 후보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고집하지 않고 옳다는 방향으로 수정할 줄 아는 유연성은 평가받을 만하다"면서 "문제는 (국민의당의) 당론과 후보 입장이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은 "6년 전 안철수가 정치판을 바꿀 '수퍼스타'로 떠올랐을 때 마치 좌파 성향처럼 분류됐다. 우파 인사와 논객들의 표적이 됐다"면서 "하지만 그런 이들조차 안철수에게로 다가가는 중이다. 문재인 당선만은 막아야겠다는 일념에서 그를 대안으로 여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