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의 관리·감독 기구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여권 추천 이사들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려했으나 야권 이사들의 반대에 무산됐다. 문 후보가 MBC<100분 토론>에 출연해 ‘MBC 정상화’와 해직언론인 복직 등을 발언한 것이 방송 독립성 침해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야권 이사들은 MBC 보도의 편파성, 낙하산 사장 임명 등은 다수의 여권 이사들이 밀어붙인 탓이라고 반박했다.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사진=미디어스)

방문진 여권 추천 이인철 이사는 6일 오후 2시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문 후보의 <100분 토론>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보도 내용을 문제로 삼고, 방문진이 사장 선임을 강행했다고 한 것은 방문진 업무 자체에 대한 공격”이라며 “방송 공정성, 독립성을 침해나는 발언이라고 생각하고 유감스럽다. 방문진에서 문 후보 측에 해명을 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다른 여권 이사들도 이에 동조했다.

하지만 야권 추천 최강욱 이사는 문 후보 발언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 “방문진이 MBC 관리·감독 기관으로서 MBC 보도에 제기된 공정성 문제를 아니다라고 자부할 수 있나. 방송사의 입장이나 성향은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며 “종편이나 조선일보 보다 더 하다는 것이 평가이고, 애국세력들은 MBC를 지켜야할 방송이라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MBC 뉴스의 그런 성향은 MBC이 경영진의 성향 때문이고, 그 경영진을 뽑은 여러분들(방문진 여권 이사들)의 성향 때문”이라며 “문 후보에게 공정성 침해라고 하는 것은 자신들의 편향성을 자인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여·야 추천 이사들은 이를 두고 설전을 벌였지만, 방문진은 결정하지 못하고 다른 안건으로 넘어갔다.

▲22일 오전 MBC<뉴스투데이> 보도 화면 갈무리.

한편, 문 후보는 지난달 21일 MBC가 중계한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서 “MBC가 심하게 망가졌다고 생각한다”며 해직 언론인 복직과 지배구조 개선 등 MBC 정상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이에 MBC는 22일부터 문 후보의 발언에 대해 ‘공영방송 흔들기’라는 비판 보도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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