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홍준표 경남지사가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법의 허점을 이용해 고의로 무산시키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꼼수'에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은 홍 지사가 경남도지사 사퇴든 대선 후보 사퇴든 양자택일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적폐청산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와 함께 홍준표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 원내대표는 "지금 홍준표 씨는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이면서 경남도 현역 도지사"라면서 "공직선거법에 따라 대선후보가 된 자는 광역단체장을 사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며칠 째 사임하지 않고 폭거를 저지르고 있다. 그 목적은 5월 9일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지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하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노회찬 원내대표는 "(홍준표 지사는) 언제 사표를 내든 4월 10일 이전에는 사표를 내야 한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1년 2개월 여 가량 임기가 남는다. 공직선거법은 1년 이상 임기가 남을 경우 보궐선거를 치르도록 하고 있고 이게 법 정신"이라면서 "그럼에도 자신이 얄팍한 법조전문가로서의 지식을 악용해서 사실상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어제 경남도선관위가 보궐선거를 치르는 것이 법정신이고 정당하다고 얘기했다"면서 "경남도선관위가 유권해석을 했고, 도민들이 절규하고 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반드시 치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원내대표는 "이 선거를 치를 수 없도록 막겠다면 길은 하나 밖에 없다"면서 "홍준표 지사는 자유당 대선후보를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민주사회건설 경남본부는 "홍준표 지사는 3월 20일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확대 간부회의를 열어 경남도지사 보궐선거를 막겠다고 장담했다"면서 "그가 3월 31일 자유당 대선후보로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사임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으며 이것은 지방자치법상 규정돼 있는 의무를 유기한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홍준표 지사는 재보궐선거를 하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도지사 선거를 할 수 없게 만들겠다고 하지만, 재보궐 선거가 없으려면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으면 될 일"이라면서 "또한 경남지사 없이 행정부지사만 있어도 도정이 잘 굴러간다고 하지만 그것은 홍준표 지사 스스로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누가 홍준표 지사에게 경남도지사가 필요한지 필요하지 않은지 결정할 권한과 경남도민의 참정권을 유린할 권한을 주었는가"라고 지적했다.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정영훈 경남도당위원장도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홍준표 지사의 경남지사 직 사퇴를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자유당이 홍준표 지사의 도지사 사퇴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1호 당원(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서 파면되고 구속된 상태에서 자행하는 헌정유린의 재범"이라면서 "자유당은 즉각 홍 지사의 사퇴를 요구하고 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 유승민 의원. (연합뉴스)

6일 바른정당 대선후보 유승민 의원도 홍준표 지사의 도지사직 사퇴 압박에 동참했다. 유 의원은 "경남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5월 9일 대선과 함께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꼭 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홍 후보 본인이 대선에 출마하는 피선거권은 확실히 챙기면서 340만 도민의 참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방해해도 되는지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의원은 "홍준표 후보 본인도 보궐선거로 된 사람이다. 김두관 지사가 대선에 출마한다고 사퇴해 홍 후보가 된 것"이라면서 "그런데 왜 굳이 14개월 도정 공백을 두려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법의 조항을 악용하는 것으로 정정당당하지 못하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 날 유승민 의원 캠프 지상욱 대변인은 홍준표 지사에 대해 "명실상부한 '법꾸라지'가 따로 없다"면서 "율사 출신인 홍 후보의 몽니와 꼼수는 가히 엽기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법꾸라지는 '법률'과 '미꾸라지'가 합성된 신조어로 법을 허점을 악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지상욱 대변인은 "국회 특수활동비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더니, 이번에는 아예 법을 악용하는 파렴치한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면서 "도지사직직을 1분 1초라도 더 지키려 할 만큼 애착이 크다면, 홍준표 후보는 지금 당장이라도 후보직을 내려놓고 경남도청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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