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10여명이 MBC를 항의 방문했다. 22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범죄 피의자인 에리카김씨 인터뷰를 내보낸 것은 공정성에 위반되고 최근 BBK 주가조작 의혹 관련 MBC 보도에도 문제가 많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서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는데 정치외압이 웬말이냐”며 피켓시위로 항의했다.
한나라당, <손석희의 시선집중> 에리카김 인터뷰·BBK 보도 등 문제 삼아
한나라당 심재철, 정병국, 장윤석, 이재웅, 김학원 의원 등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부터 한 시간 동안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접견실에서 MBC 신종인 보도본부장과 김성수 보도국장, 선동규 정치국제에디터, 라디오본부 홍동식 부국장을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22일 에리카김씨를 인터뷰한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최근 BBK 주가조작 관련 MBC 보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각자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할 수는 있지만 MBC는 편파적으로 방송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원칙”이라고 말했다.
“에리카김, 범죄피의자라 해도 인터뷰는 가능…한나라당에도 기회 줬다”
라디오본부 홍동식 부국장은 “왜 범죄 피의자를 인터뷰 했는지, 방송하기 전에 왜 한나라당과 상의를 하지 않았는지, 방송강령은 읽어봤는지 등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더라”며 “에리카김은 미국 법상 피의자일 뿐이고 확정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범죄자로 볼 수 없다. 방송강령에도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해 유의하라고 돼있을 뿐 인터뷰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과 상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에리카김 인터뷰 전에 나경원 대변인과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선집중>은 23일 방송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 인터뷰를 에리카김과 비슷한 30여분 동안 내보냈다.
홍 부국장은 “법리적으로, 방송윤리적으로 잘못한 게 있다면 당연히 사과하고 재발방지 노력을 해야겠지만 우리는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방송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BC 라디오본부는 한나라당의 요청에 따라 오늘 중으로 답변서를 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