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친박당으로 변모한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 홍준표의 행태는 눈과 귀를 막고 싶을 정도였다. 홍준표의 자질과 인성은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명확하게 드러난 듯하다.

홍준표 막장 보수의 전부;
막장 보수 홍준표 인터뷰, 악의 평범성과 폭민을 이끄는 자들

다섯 정당의 대선 주자들이 모두 확정, 이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정해졌지만 흐름 자체가 크게 달라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가장 큰 걸음을 옮기고 있고 그 뒤를 안철수 후보가 추격하는 판세다.

다른 세 후보의 지지율이 너무 낮아 안철수 후보의 주장처럼 과연 양자구도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모두가 완주를 외치고 있는 상황, 과거와 같은 양보나 정치공학적인 연대는 이번 선거에서는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가 된 홍준표는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와 합치겠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홍 후보의 주장에 유승민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기본적으로 후보 자질이 되지 않는 자라는 말로 평가절하 중이다. 자유한국당이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 바른정당과 연대하는 것이 전부인 상황에서 이는 걸림돌이다.

친박 청산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유 후보에게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에 더는 친박은 없다고 선언했다. 도로 친박당이 되었음에도 친박은 없다고 외치는 이 상황을 웃어야 할지 그게 더 고민일 정도다. 양아치 친박들이라며 양박이라고 부르던 자가 대선 후보가 되자 이제는 친박이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변하고 있다. 자신이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된 것을 보면 친박은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참으로 편리한 논리가 아닐 수 없다.

10%를 향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홍준표 후보의 막장극은 <JTBC 뉴스룸>에서 명징하게 드러났다. 홍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본인이 더욱 잘 안다. 그럼에도 그가 대선에 나선 것은 자신이 살기 위한 하나의 노림수 외에는 없다. 남은 인생을 위해 한 줌 남은 수구 세력의 든든한 지지가 필요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민주주의는 적을 품고 가야 하는 제도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이번 앵커브리핑에서 핵심은 적을 품고 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민주주의란 다양성이 공존하기 때문에 가능한 제도다. 극단적인 것들이 충돌하고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방식을 도출해 내는 과정이 곧 민주주의라는 것은 명확하다.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한 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과 글들은 유독 최근 들어 수많은 이들의 입에서 회자됐습니다. 그저 시키는 일을 성실하게 수행했을 뿐이라던, 그러나 결코 의문을 달지 않았던 영혼을 상실한 사람들"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망쳐왔는지는 굳이 이 자리에서 다시 되풀이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한나 아렌트의 말 가운데 주목하고 싶은 다른 개념이 있습니다. 아렌트는 절망과 증오로 가득한 시민들에게는 증오할 대상을 앞장서 만들어주는 누군가가 있게 마련이고 그들의 조작에 의해 시민은 바로 '폭민'이 된다고 말합니다"

"즉, 폭민은 목적을 가진 누군가가 대중을 조작해 만들어내는 변질된 시민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겠지요. 돌이켜보면 피자 폭식판을 벌였던 그 폭민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진화 혹은 변모해 왔습니다. 누군가는 공공연한 협박과 증오의 말들을 쏟아냈고, 광장의 한복판에서 야구방망이를 휘둘렀으며, 언론과 특검과 헌법재판소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경찰의 출석요구마저 무시한 채 버티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지난해부터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마치 현재 우리 사회를 그대로 예측이라도 한 듯한 이 '악의 평범성'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명확하게 드러났으니 말이다. 그저 시키는 일을 성실하게 수행했을 뿐이라던, 결코 의문조차 달지 않았던 성실한 사람들이 나라를 망쳤다.

'악의 평범성'만큼이나 가깝게 다가온 것은 '폭민'이다. 절망과 증오로 가득한 시민들에게 증오할 대상을 앞장서 만들어주는 누군가. 그렇게 그들의 조작에 의해 시민은 바로 '폭민'이 되어버린다.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이 단식하는 곳에서 피자 폭식판을 벌였던 폭민들의 횡포가 방망이를 들고 광장에 나서게 했다.

과거 가스통을 들고 나섰던, 군복을 입은 자들은 헌재 탄핵심판 선고일에는 폭력을 외치고 요구했다. 그렇게 3명의 사망자와 수십명의 부상자들이 나온 상황에서도 이를 이끈 자들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 역시 자신을 옹호하다 숨진 이들에 대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이야기만 할 뿐이다. 결과적으로 폭민을 이끄는 자가 누구인지 너무 명확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현직 구청장이 연루되었다는 카카오톡 방에는 종북, 빨갱이, 계엄령… 도무지 21세기와는 어울리지 않을 단어들이 난무했지요. 오늘(4일) 나온 뉴스는 그 험악한 가짜뉴스들의 최초 작성자가 국정원 전 직원으로 드러났다는 음습한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전직 국정원 직원이 만들고 현직 구청장이 퍼 나르다…폭민은 바로 그들이 만들어낸 어두움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적을 품고 가야 하는 제도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지만, 끊임없이 선동하고, 시민을 '폭민'으로 조장하기 위해 앞장서는 사람들. 이들은 과연 품어야 할 가치가 있는 적일까를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해야 하는 오늘…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전직 국정원 출신이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현직 구청장이 이를 퍼나르고 있는 상황은 최악이다. 불꽃이 가장 화려할 때는 꺼지기 직전이다. 불꽃의 마지막 몸부림은 그렇게 뜨겁게 타오르는듯 하지만 소멸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과연 이런 자들을 품고 가야 할 것인가? 의문이 들 수밖에는 없다. 악의 평범성은 모두를 절망으로 이끌 수밖에 없다.

모든 분노한 시민들이 '폭민'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건강한 시민은 광장에서 폭력이 아닌 촛불을 들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되살렸다. 그리고 그들은 적폐 청산을 외치고 있다. 결국 민주주의의 완성은 적폐를 청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우린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적폐 청산이 곧 악의 평범성을 밀어내고 폭민을 사라지게 만드는 시작이기도 하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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