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안풍(安風)이 다시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국민의당 안 전 대표가 '문-안 양자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이틀 등장하면서 대선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4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발표한 여론조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의뢰로 1~3일까지 성인남녀 1031명 대상으로 유선전화·휴대전화 RDD 방식으로 실시, 응답률 4.9%,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1%p)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가상 양자대결에서 48.1%의 지지를 얻어 43.7%의 문재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연합뉴스)

조원씨앤아이는 꾸준히 안철수 전 대표와 문재인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를 진행해왔다. 3월 1주차 양자대결에서는 문 후보 46.5%, 안 전 대표 34.4%, 2주차 문 후보 45.7%, 안 전 대표 34.2%, 3주차 문 후보 47.1%, 안 전 대표 38.4%, 4주차 문 후보 44%, 안 전 대표 40.5%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2.1%p, 11.5%p, 8.4%p, 3.5%로 점차 좁혀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안 전 대표가 문 후보를 4.4%p 앞서며 역전했다.

다만 정당별 대선후보 5자 가상대결에서는 여전히 문재인 후보가 선두를 지켰다. 5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40.4%의 지지를 얻었고, 안철수 전 대표 26.1%, 자유한국당 홍준표 경남지사 16.1%,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4.9%,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4%를 획득했다.

전날 발표된 디오피니언 여론조사(내일신문 의뢰로 2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유선전화면접조사 39.7%, 모바일 활용 웹 방식 인터넷 조사 60.3%, 응답률 13.5%,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3.1%p)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는 양자대결에서 문재인 후보를 앞선 바 있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안 전 대표는 43.6%의 지지를 얻었고 문 후보는 36.4%의 지지를 받았다.

3, 4일 양일에 걸쳐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 후보에 양자대결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확장성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민주당 경선에서 문 전 대표의 승리가 굳어지자,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지했던 중도·보수층이 안 전 대표 지지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 캠프 측은 양자대결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문재인-안철수 맞대결이 이뤄지려면 다른 후보 간 단일화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양자 구도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 측은 디오피니언 여론조사에 대해 "조사 방식과 결과가 상식적이지 않다"면서 중앙선관위에 조사 의뢰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후보 캠프 측이 여론조사 결과에 반발하자 국민의당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4일 당대표-원내대표단 간담회에서 "양자대결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이겼다 하면 안 전 대표가 이긴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나 이외에 모두 적폐'라는 오만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10개월 전 문재인 전 대표는 여론조사상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의 승리를 대승이라고 홍보했다"며 "'대세론'이 있을 때는 여론조사를 맹신했다가 그게 무너지자 언론 탓, 여론조사 탓을 하는 건 패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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