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공격에 몰두하는 편파 보도를 일삼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문 후보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취재 없이 의혹제기만 전달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MBC<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5일 <경선 TV토론 ‘사드·한미 FTA’ 날선 공방>, <경선 전 마지막 주말 표심잡기 총력전>에서 민주당 경선 토론과 자유한국당·바른정당 후보들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리포트를 보도했다. 하지만 문 후보를 비난하는 발언만 편집해서 내보내 결국은 ‘문재인 공격 리포트’로 읽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5일 MBC<뉴스데스크> 보도 화면 갈무리.

<경선 TV토론 ‘사드·한미 FTA’ 날선 공방>는 1분 46초 길이였는데, 문 후보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다른 후보들의 공격에 답하는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리포트였다. 보수 정당 후보들의 경선행보를 다룬 <경선 전 마지막 주말 표심잡기 총력전>에서는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 후보를 공격하는 말들로 채워졌다. 당시 바른정당 토론회에서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간의 첨예한 토론이 이뤄졌지만, 이 쟁점들은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민실위는 3일 모니터 보고서를 내고 “유력 후보에 대한 검증과 비판 보도는 당연히 필요하다. 경쟁 후보들의 비판도 집중되기 마련”이라면서 “그러나 최근 <뉴스데스크>의 보도는 이런 구조를 악용해 정책 보도는 외면하고, 형평성도 지키지 않은 채 특정 후보 공격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3일 민주당의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확정됐다. 이날 저녁 MBC<뉴스데스크>는 ‘문 후보 아들 특혜 의혹’ 관련해 두 꼭지 배치했다. <文 아들 특혜 의혹 "마! 고마해!" 기름 부은 정치권 공방>은 다른 정당들이 문 후보 아들 의혹과 관련해 공세를 퍼붓는 형식의 리포트였다.

KBS<뉴스9>의 경우에는 리드에서 비판하는 쪽과 문 후보 측의 입장을 각각 실었지만, MBC는 해당 의혹과 관련 “다른 당들의 공세는 더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채용부터 휴직까지…꼬리 무는 '文 아들' 의혹들>에서는 문 후보 아들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정리했다. 하지만 해당 리포트에서 문 후보 측이 이에 반박한 내용은 빠져있었고 의혹 제기한 쪽의 입장만 고스란히 담았다.

▲지난 3일과 지난달 27일 MBC<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MBC<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7일에도 해당 의혹(<“14달 일하고 23달 휴직”..‘황제 휴직’ 논란> )에 대해 보도했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사실 확인의 노력이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제목에서 반론을 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도적인 공격’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언론노조 MBC본부 민실위는 “선거방송 준칙에 따라 MBC는 문 후보 아들 의혹에 대해 확인 취재를 거쳤어야 한다. 만약 사실 확인이 불가능했다면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거나 반론 기회 회피 사실을 적시했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이 보도는 사실 여부 확인도 없었고, 충분한 반론도 싣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MBC 선거방송 준칙은 ‘정보제공의 의무’ 부분에서 주장, 폭로 등을 보도할 때 객관적으로 검증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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