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MBC <무한도전> '국민의원 특집'에 자유한국당이 공식 논평까지 내며 불만을 표시했다. 당에서 징계를 받은 김현아 의원이 당의 대표로 나오는 것은 <무한도전> 제작담당자의 불순한 의도가 들어간 것이라며 의원 섭외 시정요구까지 하고 나섰다. 시사·보도 프로그램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 정치인 섭외를 간섭하는 것은 지나친 제작 침해라는 비판이 나왔다.

MBC <무한도전>은 최근 무한도전 법안을 만든다는 내용을 담은 ‘국민의원’ 특집을 위해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등 5개 당을 대표하는 현역 국회의원 5명을 섭외해 녹화를 마쳤고, 다음 달 1일 방송 예정이다.

▲4월1일 방영 예정인 MBC<무한도전> '국민의원' 예고편 화면 갈무리.

김 의원은 지난 1월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창당한 바른정당 행사에 참석하는 등의 일로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받았다. 자유한국당은 김 의원에게 탈당을 요구했으나 김 의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된다.

<무한도전> 예고편이 방송된 이후 김 의원 출연 사실을 파악한 자유한국당은 28일 논평까지 내며 제작진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해당 행위자를 당 대표선수로 초대한 것은 아무리 예능이라고 해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면서 "형식상 형평성을 맞춘 것 같으나 실제로는 바른정당 의원 2명이 출연하는 셈이므로 방송 공정성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황당한 섭외는 MBC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무한도전 제작담당자의 불순한 의도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면서 "'무한도전' 제작담당자는 명확한 해명과 사과를 하고 방송 전에 상식적이고 합당한 조처를 하라"고 요구했다. MBC와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거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 출연진 섭외를 두고 시정조치를 요구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MBC 관계자는 29일 “자유한국당이 무한도전 제작진까지 걸고넘어지며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개입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다.

성공회대 최진봉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처럼 공정성을 기여해야 하는 부분이면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연예오락 프로그램이고, 방송 예정인 ‘국민내각’도 정치적 논란이 제기될 만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단순히 자기 당에서 징계 받은 사람이 나갔단 이유로 제작자에게 섭외 시정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제작에 대한 지나친 침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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