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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 2회- 이상윤 옥죄는 이보영, 복수를 위한 판 흔들기가 시작되었다[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7.03.29 11:54

묵직하다. 하지만 이런 촘촘하고 묵직한 이야기는 대중적인 선호도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귓속말>의 장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복수를 위한 포석은 첫 회에 이어 2회에서도 더욱 강력하게 연결되기 시작했다. 

다이아몬드 커프스;
살인 사건에 관련된 수연, 동준의 목을 쥔 영주의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빠져나오려 하면 할수록 더욱 나오기 어려운 늪이다. 그 늪은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더 깊이 빠져들 수밖에는 없다. 동준의 경우가 딱 그렇다. 강직한 판사로서 정의롭게 살고 싶었던 동준은 아버지를 통해 실험에 들게 됐다. 그 강직함이 그저 허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동준을 더욱 고통스럽게 했다. 

동준은 불의와 타협했다. 자신이 불합리한 상황에 처하자 그의 본능은 작동하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말처럼 시골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고 약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동준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자신을 옭아맨 최일환의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다.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

동준은 자신을 위해 정의를 팔았다. 최소한 보이는 증거는 외면하지 않는다고 영주에게 말했던 그는 자신의 발언마저 어겼다. 영주가 어렵게 찾아낸 증거를 최일환에게 건넸다. 자신 스스로 휴대폰 유심칩을 태워버린 동준은 그렇게 일환의 딸 수연과 결혼을 한다. 

법비의 중추라고 불리는 태백. 그 거대로펌의 주인인 일환의 사위가 된 동준은 그렇게 스스로 정의로운 판사에서 법비의 세계로 들어섰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는 모든 것이 선택의 순간이다. 결혼식 전 만취한 그는 다시 덫에 빠졌다. 영주의 동침을 한 영상은 볼모가 되었고 동준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영주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살인자가 된 아버지를 구하겠다는 것 외에는 없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까지 던져버린 영주는 모든 것을 걸었다. 경찰직에서도 파면당하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영주가 할 수 있는 것은 복수 외에는 없었다.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

결혼 후 태백의 변호사가 된 동준 앞에 영주가 나타났다. 조연화라는 이름으로 동준의 비서가 된 영주는 그렇게 바로 곁에서 그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동준은 놀랄 수밖에는 없었다. 어떻게 영주가 태백에 비서로 들어올 수 있었는가? 

영주가 조연화가 된 이유는 후에 밝혀질 수밖에 없다. 조연화라는 인물은 따로 있다. 그리고 그녀는 동준의 아버지가 직접 보낸 인물이기도 하다. 사돈의 집에 팔려간 아들을 보조하기 위해 보낸 이가 조연화다. 물론 동준의 아버지인 이호범이 오직 아들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철저하게 자신의 사업에 집착하고 있는 그는 아들을 통해 보다 큰 이득을 보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강직하기만 했던 아들이 무너지며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이 내심 반갑기도 했다. 그렇게 자신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아들의 보조도 해줄 수 있는 조연화라는 인물을 보냈다.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

조연화라는 실제 인물 대신 영주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돈으로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증거를 잡기 위해 식당에 CCTV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종업원을 매수하는 모습도 등장했다. 이를 유추해보면 동준의 비서인 조연화라는 인물 역시 그렇게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양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나온 조연화라는 인물에 대해 이호범이 자기 사람 하나 정도는 있어도 된다고 하는 말은 아버지가 보낸 인물이라는 의미이니 말이다.

태백을 둘러싼 인물들은 철저하게 약육강식의 삶을 사는 존재들이다. 태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힘의 서열을 매기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갑작스럽게 부마가 되어 들어온 동준은 그래서 경계의 대상이자 동경하는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최일환의 사위가 된 것은 후계자 수업을 받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일환이 지배하는 태백에는 그의 친구이자 방산업체 보국산업을 운영하는 강유택의 아들 강정일이 있다. 누구보다 욕심과 권력욕이 높은 정일은 동준의 등장에 가장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 되었다. 최일환과 강유택은 30년 전부터 함께 거대한 사업을 일으켜 세웠지만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

방산산업 비리 문제로 인해 결국 영주의 아버지가 억울한 누명을 써야 했다. 그리고 일환의 딸인 수연도 연루자가 되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 일환은 유택과 거리두기에 나설 수밖에는 없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그가 꺼낸 카드는 과거 자신의 아버지 종이었던 호범의 집안을 선택한 것이다. 

주종관계가 여전한 상황에서 명성이 자자한 판사인 동준은 모든 것을 다 갖춘 인물이었다. 그런 존재가 태백에 들어오는 순간 정일이 긴장하는 것은 당연했다. 누구보다 탐욕스러운 그는 그렇게 일환의 눈에 들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았다. 자신이 10년 동안 관리해오던 청룡전자 매각 건이 갑작스럽게 동준에게 넘어가자 아버지까지 불러들여 다시 빼앗는 모습에서 정일의 성격은 명확하게 드러났다.

추가로 어렵게 찾은 증거를 토대로 동준은 그날 영주의 아버지에 앞서 사망한 김성식에게 간 차량의 주인이 바로 아내 수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감시 카메라에 잡힌 수연의 모습을 확인한 동준은 이를 숨길 수밖에 없었다. 수연이 무너지면 자신도 모두 끝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

자신의 적이 되어버린 이가 대법관이 된 상황에서 태백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를 벗어나는 순간 동준은 절대 법조인으로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셈이다. 딜레마에 빠진 동준을 압박하는 문제의 영상이 태백 사이트에 올려지고 범인을 찾기 위한 대책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동준을 옥죄는 영주의 눈빛은 압권이었다. 

태백의 궂은일을 다해주는 용역 깡패 백상구. 그와 만나는 인물이 곧 살인자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영주는 범인을 잡기 위해 헤어진 전 남친까지 활용한다. 그렇게 설치된 CCTV에 등장한 인물은 수연이 아니라 정일이었다. 동준이 수연에게 절대 약속 장소에 나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긴 후 모든 것이 뒤틀려 버린 것이다.

궁지에 몰려 있던 동준이 표변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버지가 자신에게 건넨 다이아몬드 커프스 때문이었다. 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90%를 깎아내야만 했다는 말은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주문이었다. 이미 정의로운 판사로서 가치를 저버린 동준에게 철저하게 현실적인 존재가 되라는 의미였다.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

동준이 영주의 공격에 힘겨워했던 것은 양심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커프스를 달고 난 후 그는 오히려 영주를 공격했다. 자신을 옥죄던 양심을 집어던진 후 동준은 자유로워졌고, 영주에 맞설 수 있는 상대가 된 것이다. 시작부터 음모가 가득 쌓이며 복수를 시작한 <귓속말>은 이제 2회가 끝났다. 

마치 16부작의 12회 정도를 본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흘러간 이야기는 그만큼 잘 연결되어 있었다. 촘촘하게 연결된 이야기의 힘은 이렇게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거대한 이야기 속에 동준의 변화는 극심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그가 다시 양심을 찾는 과정 속에서 진짜 사랑의 가치도 함께 얻게 될 수밖에 없는 <귓속말>은 매력적인 드라마다. 

우리 사회 전체를 감싸고 있는 거대한 권력들이 모두 등장하는 이 드라마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물론 재미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정의로운 사회를 갈구하는 현실을 생각해보면 매력적인 소재이고 이야기 전개라는 것은 명확하다. 다층적인 이야기들 속에 복수의 결들도 모두 다르다. 그렇게 얽힌 복수들이 하나가 되어 사회 정의를 되찾는 과정으로 전개될 <귓속말>의 다음 이야기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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