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가 신인이 됐다. 당사자도 팬도 원치 않는 일이 벌어졌고, 이제 그들은 신인이 되어 새롭게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이 이야기는 (구)비스트, (현)하이라이트의 이야기다. 9년차로 쌓아 놓은 팀 브랜드를 본의 아니게 잃고, 이젠 ‘하이라이트’를 밀어야 하는 그들의 현실은 갑갑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들은 낙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열심히 움직여 새 팀 브랜드를 대중에게 알리고 있어 훈훈함을 주고 있기도 하다.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하이라이트입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솔직히 이 팀명은 그들의 팬이 아니고는 낯선 브랜드일 수밖에 없다. 이기광이 있는 팀, 윤두준이 있는 팀, 양요섭이 있는 팀, 용준형이 있다는 팀, 손동운이 있다는 팀. 그렇게 이야기를 해야 알 정도.

또 그렇게 이야기해도 ‘걔들 팀이 그거였어?’라고 할 이들이 많다. 그렇기에 그들은 더욱 열심히 자신의 팀을 알리고 있다.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하이라이트입니다’

다시 강조해 그들의 인사 멘트를 말했지만, 이 멘트에는 어딘가 서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비스트 상표권을 잃고, 새로운 비스트를 만들겠다는 전 소속사의 폭력적인 행위에 어떠한 저항도 할 수 없던 팀 하이라이트.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분쟁 속에서 새로운 팀을 가져가기 위해 윤두준은 예능에 서기 시작했고, <뭉쳐야 뜬다>, <편의점을 털어라>를 통해 얼굴을 비추고 있다.

이기광도 <공조7>을 시작으로 예능에 서고 있다. 오랫동안 예능에 출연하지 않았지만, 그가 움직이기 시작한 건 팀을 ‘비스트’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기에 어디든 뛰는 모습이다.

이는 윤두준과 이기광만의 절박함이 아닌 전 멤버의 공통된 절박함. 그래서인지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도 출연했다.

9년차가 신인의 위치에 서, 신인인 ‘구구단’ 김세정 미나와 함께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팀을 알리고 있는 모습은 웃기기도 하지만,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한 부분이다.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서툰 솜씨지만 ‘캠핑방송’을 보여주고, 새 팀 브랜드인 ‘하이라이트’를 이름 앞에 붙이지 않으면 즉석에서 볼기짝을 맞는 모습도 보여줬다.

구호로 ‘하이라이트’를 강조하려는 모습 또한 웃음을 준 부분이지만, 역시나 그들의 현실 상황을 생각하면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구호로 쓰인 이기광의 ‘하이하이하이 하이라이트입니다’, 용준형의 ‘아이쿠 눈부셔, 하이라이트입니다’ 등의 구호에서도 절박함이 느껴졌다.

‘아이고~’, ‘아이쿠~’에서 느껴지는 원숙함. 신인으로서 절박한 자기 알리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외치기. 이 둘이 만난 ‘아이고~ 안녕하십니까. 하이라이트입니다’의 조합은 그래서 아픈 인사로 느껴진다. 또 그래서 그들의 팀 브랜드 ‘하이라이트’를 강렬하게 기억하고 싶어진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미디어 속 대중문화 파헤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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