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이 무관심 속에 치러지고 있다. 200만 명이 넘는 선거인단을 구성한 더불어민주당, 지난 주말 호남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한 국민의당 경선과는 사뭇 다르다.

자유당은 책임당원 현장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각각 반영해 오는 31일 최다득표를 얻은 후보를 최종 자유당 대선후보로 선출한다.

26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자유당 책임당원 현장투표에는 책임당원 18만1473명 중 3만3937명이 참여해 18.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투표율 41.2%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들. 왼쪽부터 김관용 경북지사, 김진태 의원, 이인제 전 최고위원, 홍준표 경남지사. (연합뉴스)

이러한 저조한 투표율에 당원들마저 등을 돌린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친박계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이 투표율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경선에 나선 후보들의 무게감도 타 정당에 비해 떨어진다. 현재 자유당 경선을 치르고 있는 후보자는 홍준표 경남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 등 4명이다.

홍준표 지사를 제외하고는 인지도가 떨어진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6선 의원을 지낸 베테랑 정치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7선 도전에 실패하고, 잦은 당적 변경으로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찍히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 꾸준히 출석하며 친박집회를 주도한 인물로, 극단적인 이념성향 때문에 대선후보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다수다. 김관용 지사는 3선 시장, 3선 도지사를 지냈지만, 중앙정치 경험이 없다.

조기대선이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자유당 경선 흥행실패는 박근혜 게이트로 가뜩이나 재집권 가능성이 낮은 보수진영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6일 열린 자유당 4차 TV토론에서 홍준표 지사와 김진태 의원은 바른정당, 국민의당과의 선거연대를 두고 맞붙었다. 김 의원은 "박지원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하고 정체성이나 이념이 같다고 보는 거냐"면서 "당은 이념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지 도대체 홍 후보는 주소를 잘못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옛날에 좌파의 전유물이 선거연대인데 이것을 우파에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정권을 고스란히 바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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