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양지 기자] 지난해 11월 화려하게 개장했던 울산 중구의 큰애기 야시장. 겨울을 지내고 봄을 맞는 시점에서 개장 당시 분위기와는 얼마나 달라졌는지, 지속적인 수요 창출을 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3월 24일 금요일 저녁 야시장을 찾았다.

기자는 이에 앞서 평일에도 야시장을 찾았는데, 분위기는 썰렁했다. 야시장의 매대 수도 줄어 있었고, 남은 매대 점주들은 야시장의 각 라인을 돌아가며 장사를 한다고 했다. 비교적 발걸음이 잦은 젊음의 거리 쪽에 비해 제3구간인 학성로로 이어지는 중앙시장길은 행인이 더 없기 때문이라고. 때문에 '그 자리에 가면 그 매대가 있다'는 기억으로 야시장을 찾은 손님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평일에 비해 유동인구가 많고 먹거리를 즐기는 이들도 많은 일명 '불금(불타는 금요일)'에 야시장을 다시 찾았다. 평일보다는 유동인구가 조금 더 많았지만 야시장다운 북적임은 찾기 어려웠다. 의류, 가방골목을 야시장으로 재탄생시켰다는 중앙시장길은 행인이 거의 없이 한산한 탓에 지척에 있는 젊음의 거리와는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다.

24일 저녁 울산 중구 성남동 큰애기야시장.

요일 저녁을 맞아 야시장을 찾았다는 한 20대 커플은 "개장 때 한 번 와 보고 지금 다시 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조용한 것 같다"며 "야시장은 북적거리고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으니까 썰렁하고 좀 이상하다"며 실내에서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야시장 근처 한식당에서 만난 한 40대 여성 손님은 "요즘 미세먼지다 황사다 난린데, 밖에서 먹는 게 걱정될 계절 아니냐. 나도 그래서 작년에 호기심으로 한 번 가서 먹어보고 다음부턴 굳이 안 간다. 내 주변 지인들도 비슷하게 말한다"고 답했다.

야시장 근방의 상가들을 찾아 이야기를 들어봤다. 개장 초반에는 야시장으로 몰리는 인파 덕에 반사이익도 봤지만, 지금은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했다. 한 제과점 직원은 "개장 초기랑은 완전히 다르다. 저쪽(야시장)에 손님이 확 줄었더라"며 "야시장 없을 때 평소 성남동에 오던 사람 수와 그다지 차이가 안 나는 것 같다"고 했다.

성남동 강변 공영주차장의 '푸드트럭 존'도 상황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공영주차장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머무르는 인구가 많은 곳이 아닌 터라 장사가 그다지 잘 되는 편은 아니라고 했다. 때로는 하루에 손님을 하나도 받지 못하고 영업을 종료하는 푸드트럭도 있을 정도라고.

성남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경기가 좋아야 야시장이든 뭐든 자꾸 생겨도 다 같이 장사가 된다. 지금은 경기가 바닥을 치는데 자꾸 이것 저것 만들어 내 봐야 지갑 열 손님 수는 그대로니 다 같이 장사가 안 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일자리 창출과 중구 구도심 상권 회복이라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시작한 야시장과 푸드트럭. 경기 침체를 이기고 호황을 누리기엔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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