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보면, 왕위에 오른 조조의 첫째 아들 조비가 제 동생인 조식을 불러들여 일곱걸음을 옮기기 전에 시를 완성하지 못하면 목숨을 거두겠다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영특하기가 보통이 아니었던 조식은 그 자리에서 그 유명한 '칠보시'를 읊습니다.

“꽁깍지로 불을 대 콩을 볶으니 콩은 뜨거운 숱 속에서 슬피우는구나. 원래 한 뿌리에서 자란 몸이건만 무엇이 급하여 이다지도 볶아대나!”

지금 읽어봐도 명문입니다. 조비 역시 감읍했는지, 동생 조식을 죽이지 않고 살려주었습니다. 근데, 왠 뜬금없는 소리냐고요? 원래 한 팩트에서 자란 신문들은 무엇이 급한지 이다지도 팩트를 볶아대며 슬피우니 든 생각이었습니다. 오늘 일간지들은 각자만의 호불호를 유감없이 보여줍니다. 1면 헤드라인으로 본 일간지 '간지' 일별입니다. 감상하시죠.

○한겨레, <국정원, 인터넷 '패킷 감청' 장비 31대 보유>
- 한겨레는 국정원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른 신문들에 비해 돋보이는 지점이지요.

○중앙일보, <현대기아차 LG도 세종시 간다>
- 중앙일보는 기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른 신문들에 비해 광고가 잘 되는 지점이겠지요.

○조선일보, <탈북자 돕던 조선족 등 200여명 북에 납치당해>
- 반면, 조선일보는 북한에 그 중에서도 특히 탈북자 인권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호가 북조선의 국호를 닮아있어서 일까요?

○동아일보, <"즉각 중단"은 42%>
- 마지막으로 동아일보는 민주당이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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