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하는 방송 평가가 사실상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014년과 2015년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을 대상으로 한 방송 평가 결과, 대부분의 사업자가 고득점을 받았다.

방송통신위원회 로고.

방통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157개 방송사업자 361개 방송에 대한 ‘2016년도 방송평가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고삼석 방통위 위원은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며 “지난해 지상파와 종편의 방송 평가를 보면 점수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A와 B밖에 없다. 80점대부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지상파3사의 방송 점수는 KBS1 86.59점, MBC 82.88점, SBS 82.03점, KBS2 80.02점이었다. 2015년은 KBS1 85.12점, SBS 81.19점, MBC 80.83점, KBS2 78.02점을 받았다.

같은 해 종편 4사 역시 JTBC 81.48점, MBN 80.64점, TV조선 80.57점, 채널A 80.17으로 방송사 대부분이 고득점을 받았다. 매년 시행하는 방송 평가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사업자의 재허가‧재승인 심사에 40% 반영된다.

프로그램 분류 기준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석진 방통위 위원은 “주시청시간대 보도 편성기준을 42%로 한정했던 취지는 보도편성 비율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많아 개정한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지적들을 피하기 위해 (보도 프로그램을)일부러 교양 프로그램을 분류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도 분야 분류의 적정성 검증하겠다고 하는데 확립된 기준이 없는 게 맞느냐”며 “지금까지 우리 기준으로 검증한 것이 아니고 방송사가 임의로 자의적으로 분류를 다 받아준 것”이라고 문제점을 확인했다.

김 위원은 “대담이나 토론에서도 보도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분류해서 보도 비율을 빼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뉴스, 탐사보도, 시사논평, 토론·대담 등 네가지 장르를 합쳐서 보도 분야로 봐야한다”고 제안했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하루만에 끝나는 방송 재허가 심사를 2박3일로 늘리자는 의견도 나왔다”며 “개선안은 시간을 늘리고 인력을 보강해야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은 “방송평가위원회에서 충분한 심의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방통위도 좀 더 세밀하게 검토하도록 하거나 제도적 개선책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평가 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5월부터 방송실적 자료를 제출받아 방송평가위원회 심의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을 거칠 예정이다. 결과는 오는 12월 공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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