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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재승인'하면 TV조선, 바뀔까?한 번의 조건부 재승인과 OBS 사례..."탈락시키는 게 순리"
이준상 기자 | 승인 2017.03.20 08:15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가 이번 주 내로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재심사 대상 3개 종편 가운데 TV조선이 합격선을 넘지 못해 재승인 취소 상황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대로라면 TV조선은 퇴출돼야 하지만 방통위는 개선안을 요구하며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전례를 살펴볼 때, ‘조건부 재승인’은 실효적이지 못하다.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은 지난 16일 CPBC라디오<열린세상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종편 재승인 심사 결과 발표 시일에 대해 “다음 주 중에 최종결과를 발표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며 “중점 심사사항으로 방송의 공적 책임이나 공익성 실현, 오보, 막말, 편파방송 여부 등을 꼼꼼히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재허가 심사위를 구성, 지난 달 20일부터 24일까지 TV조선, JTBC, 채널A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TV조선은 재승인 심사 결과 합격선인 650점을 넘지 못했고, 이에 따라 방통위는 지난 6일 TV조선만을 대상으로 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진행했다. 과도한 오보·막말·편파방송 및 보도 프로그램 편중 등이 지적사항으로 나왔다. 방통위는 심사 결과 650점 미만 사업자에게는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를 의결하도록 돼 있다.

지난 2014년 종편 재승인 당시 방통위는 TV조선에 3년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했다. 당시에도 오보·막말·편파 보도가 문제 됐지만 지난 3년 간 개선된 점은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오보·막말·편파 보도로 받은 징계가 2014년 95건에서 2016년 161건으로 크게 늘었다. TV조선은 출범 당시 콘텐츠 투자 계획서에 밝힌 금액의 16%밖에 이행하지 않아 2014년 1월 방통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2014년 3월 재승인 당시에 밝힌 투자계획마저 이행하지 않아 2016년 8월 또다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가 지난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종편 재허가 심사 결과 조속 발표와 점수 미달 종편의 퇴출을 요구했다. ⓒ미디어스

방통위는 이번 주 TV조선에 대해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를 의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가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한다면 방송사의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실효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게 언론시민단체들의 지적이다. 언론시민단체 연대 모임인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가 또 다시 규정과 원칙을 저버리고 TV조선을 덥석 재승인 해준다면,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자격과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방통위는 최근에도 낙제점이 나온 OBS에 대해 ‘3년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했다. OBS는 2017년까지 자본금 30억원 증자를 하지 못하면 재허가는 취소된다. OBS는 자본잠식에 빠진 데다 대주주 영안모자의 회생 의지가 없어 재허가 취소가 예상됐지만, 방통위는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OBS는 제작투자비를 일정 수준 유지하라는 방통위의 요구와는 반대로 직원 50여명을 대상으로 정리해고 및 외주화 등 인력감축을 진행 중이다. 게다가 재허가 조건에 따라 OBS는 인력 운용 계획 등을 분기마다 방통위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방통위가 얼마나 실효적인 조치를 취할지는 의문이라는 게 언론시민단체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예는 TV조선에도 적용된다. 지난 2014년 종편 재허가 당시처럼 방통위가 TV조선에 조건부 재승인을 의결한다고 해서 변화 가능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한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방통위는 TV조선이 깊이 반성하는 모양새를 보였고, 문제 있는 출연자와 프로그램을 정리한다거나, 시사토크쇼를 줄이겠다는 등의 약속을 했다는 명분으로 조건부 재승인을 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낙제점이 나온 방송사는 재승인에서 탈락시키는 것이 순리”라며 “정치적 셈법으로 규정과 원칙을 무시한 결정을 한다면, 방통위는 한 방송사의 사익을 위해 국가 공익을 저버리는 셈이며 국민과 시청자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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