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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MBC 해법은 정권·사장 교체?문제는 비인격적 인사관리...관건은 사장, 제대로 뽑을 수 있는 조건
이준상 기자 | 승인 2017.03.18 09:36

[미디어스=이준상 기자] 공영방송 MBC의 추락에 국내 3대 언론학회 가운데 한 곳인 한국방송학회가 논의에 나섰다. 조직적, 제도적 그리고 인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제기된다며 해법 또한 다층적인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방송학회 ‘방송저널리즘 연구회’는 현 공영방송 MBC의 추락에 대한 원인과 해법 모색을 위해 17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연희관에서 ‘공영방송 MBC의 인적, 조직적, 제도적 문제와 해법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17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연희관에서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공영방송 MBC의 인적, 조직적, 제도적 문제와 해법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 모습. (사진=미디어스)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임명현 MBC 기자는 사측의 불허로 세미나에 참석하지 못해, 채영길 한국외대 교수가 발제문을 대독했다. 임 기자는 발제문에서 방송의 정권 종속화가 심화될수록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키려는 기자들의 저항적 실천이 약화되는 경향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근거로 실제 MBC의 경우 2012년 170일 장기 파업 이후 기자들의 저항적 실천이 약화·소멸돼 갔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는 문제로 MBC의 ‘비인격적 인사관리’(abusive HR)를 꼽았다. 이 개념은 기업이 구조조정을 위해 언어적·비언어적 괴롭힘과 비인격적 인사권 행사 등을 활용해 노동자의 근로 의욕을 상실하게 하는 인사관리를 의미한다. 실제로, 2012년 파업 이후 MBC 경영진은 파업 참가자들와 파업 이후 경영진과 갈등한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중징계, 대기발령 및 교육조치, 직종 전환 후 해당 보직에 경력사원 투입 등을 통해 차별을 지속해왔다.

임 기자는 이 같은 사측의 조치는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잉여적 주체와 도구적 주체’로 변화시켰고, 이로 인해 대다수 구성원들은 저널리즘을 위한 ‘저항적 실천’을 ‘유예’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2016년 말 발생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억눌렸던 구성원들의 저항적 실천이 드러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보도 참사의 산 증인’이라고 평가 받는 김장겸 현 MBC사장 선임과 탄핵 이후 조기 대선 정국이라는 내외부의 혼란스런 변화에서 MBC 구성원들의 주체성은 어떻게 재구성될지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는 김재영·이승선 충남대 교수가 공동으로 맡았다. 김 교수는 지배구조 개편은 해당 방송사의 위상과 정체성을 고려해야 되는데, MBC는 과거 공영과 민영의 장점을 둘 다 겸비해 공익적인 오락 프로그램과 민감한 이슈를 다룬 PD수첩 등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MBC는 김재철 전 사장 이후로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위상이 떨어졌고, 따라서 MBC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 공적 콘텐츠 제작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승선 교수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방송 공정성 관련 법안’들의 세부적인 내용과 특성을 거론하며 해당 법안들의 필요성 강조했다. 그는 “현재 공영방송은 실패에서 벗어나고 못하고 있다”면서도 “MBC가 기존에 수행해왔던 저널리즘 차원의 공적역할 등을 고려할 때 공영방송 MBC의 지위 복원에 대한 기대를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MBC사측과 유의선 이화여대 교수(방문진 이사) 등은 방송법 관련 개정안들을 ‘방송장악법’ 또는 ‘노영방송화법’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 교수는 최근 MBC는 정치적 독립성 훼손, 방송 역무의 품질 하락, 기술적 쇠락 등이 원인이 돼, 시청률, 신뢰성, 공정성 등의 부분에서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 공정성 법안’들은 여야 정치권 양측에서 그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충분히 논의된 상태라면서 “방송법 개정을 통해 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17일 오후 2시 연세대학교 연희관에서 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공영방송 MBC의 인적, 조직적, 제도적 문제와 해법 모색’ 세미나에서 발언중인 박성제 MBC 해직기자(왼쪽부터 세 번째) (사진=미디어스)

이날 토론자에는 공영방송 KBS·MBC의 구성원들도 참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이강택 KBS PD는 정권이 교체돼 사장이 바뀐다고 해서 공영방송이 복원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이 직면한 문제가 다층적이고, 정권과 낙하산 사장의 악날한 지배로 인해 공영방송이 회복 할 수 있는 탄성의 한계를 넘어선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시장적, 경제적, 행정적 등 다층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복합적으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기했다. 

박성제 MBC 해직기자는 JTBC의 사례를 들면서 공영방송 문제는 사장을 제대로 뽑으면 해결될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손석희 선배가 JTBC로 간다고 했을 때, 손 선배의 기질이나 언론인으로서의 태도를 보면 JTBC 잘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복잡한 분석이 많이 나왔지만 결국은 사장을 제대로 뽑으면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MBC 보도를 보면 극우 태극기 세력들의 기지가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생각의 다름이 아니라 선악의 대결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는데 MBC가 그를 되살리려고 한다. 그 의도는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 짤리더라도 한 자리 차지하려는 의도로 보이는데, MBC 기자와 피디들은 그것에 동원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권이 교체되고 사장이 바뀌면 반민 특위 같은 위원회가 만들어져, 청산할 인물들을 청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상 기자  junsang02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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