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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지대 돌풍?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너도 나도 '킹'…3당 개헌안도 문제투성이
전혁수 기자 | 승인 2017.03.16 13:30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독주체제가 공고히 되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를 견제해야 할 제3지대 논의는 소리만 요란할 뿐 별다른 결과물 없이 정략적 이합집산 시도만 벌어지는 분위기다.

3지대 '운신의 폭' 넓어지기는 했는데…

지난 8일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탈당하면서 3지대 논의는 탄력을 받는 듯했다. 김 전 대표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문병호 국민의당 최고위원,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정운찬 전 총리, 윤여준 환경부 장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을 잇따라 회동하면서 3지대 광폭행보에 나섰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연합뉴스)

여기에 국민의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이 단일 개헌안을 내놓고, 15일 황교안 권한대행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3지대 운신의 폭은 더욱 넓어졌다. 일단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대선과 함께 개헌 국민투표까지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3지대 논의는 여전히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에 그치고 있다. 개헌을 매개로 3지대를 중심으로 하는 권력구조 개편을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대선후보 간 의견 일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꼽히는 안철수 전 대표는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경우 개헌 부분에 있어서도 민주당의 개헌 로드맵인 내년 지방선거 국민투표를 선호하고 있다. 안 전 대표의 경쟁자인 손학규 전 대표 역시 "개헌을 대선과 같이 할 수 있느냐 현실적인 의문이 든다"라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대권주자 유승민 의원도 대선 전 개헌에 의문부호를 제기하고 있다.

당초 16일 오전 예정됐던 김종인 전 대표와 정의화 전 국회의장, 정운찬 전 총리, 남경필 경기지사의 오찬 회동이 불발됐다. 일각에서는 3지대 인물들 모두가 '킹메이커'가 아닌 자신이 '킹'이 되려고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자유당이 개헌 연대에 합류해 있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개헌을 위해 자유당의 협조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탄핵 인용 일주일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자유당과 함께 개헌안을 마련한 것 자체에 의문을 품는 여론이 일고 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지난 12일 인명진 자유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자유당이 진심으로 국민께 사죄하고 자숙하는 길은 후보를 선출하지 않는 것"이라고 권유했다.

연결고리로 삼으려는 개헌안 자체도 문제

국민의당, 바른정당, 자유당 3당이 제시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안도 문제다. 외치는 대통령, 내치는 총리에게 맡기는 분권형 대통령 틀에 미국식 선출 방식으로 4년 중임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헌안 논의를 마치고 나오는 3당 원내대표. 오른쪽부터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문제는 선거제도가 개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개헌안이 적용될 경우의 부작용이다. 3당이 주장하는 여전히 대통령을 선호하는 국민정서에 비춰 '대통령'이라는 말을 집어 넣기는 했지만, 대통령 중심제는 아니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제도다. 해당 국가들은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지역구 중심의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럴 경우 의회로 권력이 이관되는데 의회를 선출하는 선거제도 자체가 의회 다수당을 만들어낼 개연성이 높아, 자칫 '제왕적 총리'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3당 개헌안의 정체성도 모호하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표방하면서 미국의 4년 중임 임기를 넣으면서 애매한 개헌안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분권형 대통령제가 추구하는 내치와 외치의 정확한 선도 긋기 어렵다는 게 많은 헌법학자들과 정치학자들의 우려다.

일각에서는 개헌을 대선 이슈로 이용하기 위한 정략적 개헌안 도출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개헌은 국가 백년지대계라고 할 만큼 큰 사안이기 때문에 많은 의견 수렴과 장기적 토론이 필요한데, 이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결국 대선 이슈로 활용하기 위한 졸속 개헌안을 발의했고, 국민의 반감을 살 경우 향후 필요한 개헌마저 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세부적인 내용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미국식도 아니고 핀란드, 오스트리아 모델도 아닌 기형적인 개헌안"이라면서 "만약 총리의 권한이 큰 개헌안이라면 현행 선거제도 하에서는 제왕적 총리를 탄생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 공동대표는 "많은 검증 토론을 거치지 않은 개헌은 자칫 큰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제대로 토론도 하지 않고 단일안을 만들어 발의한 것은 민주적이지도 않으며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하승수 공동대표는 "일종의 대선판을 흔드는 마지막 기획인 것 같다"면서 "이건 개헌 자체가 필요하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졸속·정략적 개헌에 찬성하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 공동대표는 "개헌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 국민투표에 부친다면 국민이 부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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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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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영 2017-03-16 13:57:32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자기들 특권만을 늘려온 국회의원들이.
    왜 이 시점에 개헌을 하자고 하는 걸까?
    본인들이 해 놓은 것들 때문에.. 민심을 얻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분권형이든, 내각제든 부패한 국회가 더 강력한 정치 권력을 갖게된다
    국민은 국회의원들를 위해 대통령 직선제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개헌을 한다면, 스웨덴처럼 국회의원 특권을 모두 없애는 개헌을 해야한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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