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선 불출마 입장을 표명해 자유한국당 대선 레이스에 비상이 걸렸다. 황 권한대행을 제외하고는 눈에 띠는 대선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연합뉴스)

15일 오후 2시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선출마를 하지 않겠다"면서 "국정 안정에 전념하겠다"고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자유당은 유일한 유력 대권주자를 잃었다. 황 권한대행을 제외하면 자유당에는 2자리수 지지율을 기록하는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자유당은 이인제 전 최고위원, 원유철 전 원내대표, 안상수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신용한 전 청와대 직속 청년위원장, 박판석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 김관용 경북지사, 조경태 의원 등 가장 많은 인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했지만, 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다.

자유당의 이러한 현실에 15일 더불어민주당 임혜자 부대변인은 "지지율 0%짜리 후보들을 '잠룡'이라고 써줘야 하는 언론인들도 민망해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굳이 용자를 쓰자면 '토룡'이 제 격"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토룡은 '지렁이'를 의미한다.

14일 '박근혜 지킴이' 김진태 의원이 자유당 대선후보 대열에 합류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은 황교안 권한대행의 불출마 소식에 "김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나서는 분위기지만, 결국 지지율 1%가 채 안 되는 친박만의 후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홍준표 경남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3~4% 사이의 지지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홍 지사 대선 출마 여부는 미지수다.

일단 자유당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대선후보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자유당 핵심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대선에서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있다"면서 "김 전 총리의 의중을 타진하기 위한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자유당의 러브콜에 김황식 전 총리도 "아직 아무 얘기가 없는데 내가 앞서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예의와 도리가 아니다"라면서도 "요청이 있으면 가부간 결정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김황식 전 총리가 합류한다 해도 대선판도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새누리당 경선에서 정몽준 전 의원에게 패배했던만큼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2일 인명진 자유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자유당이 진심으로 국민께 사죄하고 자숙하는 길은 후보를 선출하지 않는 것"이라고 권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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