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은 선거일을 지정하지 않았다. 이미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황, 황 권한대행이 선거일만 공표하면 끝나는 일이다. 하지만 황교안은 안건으로 올리지도 않은 채 방치했다. 황 권한대행이 선거일을 공표하지 않은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황교안의 꼼수;
문전박대 김평우, 삼성동 마이크로네이션을 둘러싼 권력 놀이

박근혜로 인해 많은 이들이 여전히 피곤하다. 조용하던 삼성동 주택가는 연일 소란스러운 상황에 골치가 아프다. 박근혜 집 바로 뒤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멀리 돌아가야만 했고, 불안에 떨어야 했다. 어린 초등학생들을 붙잡고 박근혜는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친박 세력들의 행동은 불안을 극대화하고 있다.

몇 안 되는 지지자들이 삼성동 박근혜 집 앞에 버티고 있지만 헌재 판결이 달라질 일은 없다. 그리고 검찰의 수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앞에서는 집회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이런 집단 광기를 부리고 있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더욱 황당한 것은 주민들이 이 상황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JTBC 뉴스룸 보도 영상 갈무리

이런 상황에서도 박근혜를 마지막까지 쥐고 흔들려는 자들이 있다. 탄핵 과정에서 친박 세력과 함께해왔던 김진태 의원은 대권 도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누구라도 선언은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당에 속하지 않아도 대선에 나설 수는 있다. 하지만 악어와 악어새 같은 이들의 행태는 참 추해 보일 뿐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친박 세력들이 마지막까지 박근혜를 이용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평우 변호사의 모습은 이들 사이에서도 균열이 심하게 일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박근혜의 올림머리를 해주던 미용사는 택시를 타고 프리패스로 들어갔지만, 헌재에서 대통령의 대리인단으로 나섰던 김평우 변호사는 경찰에 막혀 정문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자신이 왔다고 직접 전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들어올 수 없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대통령에게 뺨 맞고 취재진에게 화풀이를 하는 김평우 변호사는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구성한 변호인단에도 끼지 못했다. 박근혜에게 완전히 팽을 당했다는 의미다. 박근혜 입장에서는 X맨이었던 김평우 변호사가 반가웠을 리는 없다. 법정 막장극을 이끌며 박근혜라는 존재가 얼마나 한심한 인물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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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황교안 권한대행의 꼼수 부리기다. 특검의 수사 연장을 막았던 황교안이 이번에는 대선일 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에 자신의 출마를 결정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이 어서 경선에 뛰어들기를 바라며 경선룰까지 철저하게 한 사람을 위한 방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3월 31일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니 그 기간 내에 황교안의 선택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와 한 몸이었던 자가 여전히 몽니를 부리고 이제는 5월 9일로 잠정 결론 난 대선일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서 대선일 공표를 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표를 낸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반려한 것도 청와대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서라는 중론이다. 증거를 은폐하고 삭제하는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직접 나서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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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검토까지 끝난 사안을 국무회의 안건으로도 올리지 않은 황 권한대행이 노리는 바는 두 가지 외에는 없다. 대선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자신의 상황 때문이기도 하고, 대통령 기록물 지정과 관련해 권력 행사를 하기 위함으로 관측된다. 이 상황이 가장 큰 우려를 하게 한다.

증거가 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자료들을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해버리면 수사를 할 수 없게 되니 말이다. 검찰과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을 막고 나섰던 황 권한대행이 이번에는 더욱 사악한 방식으로 박근혜의 범죄 증거들을 감추려고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대지면적 484㎡…어쩌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도 초소형 국가, 마이크로네이션이 생겨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헌법에 의한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진실로 벽을 쌓은 곳. 그곳엔 공화국에서 여왕이고자 했던 탄핵된 대통령의 미련과 그를 이용해 어떻게 해서든지 권력을 움켜쥐고픈 몇몇 사람들의 욕망이 뒤섞여 있습니다. 그들이 방치 혹은 부추기고 있는 시위와 폭력, 겁박의 말들. 세 명의 시민이 급기야 목숨을 잃었지만 이 마이크로네이션의 주인은 누구든 아직 위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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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에서는 딸 바보 아버지 예리미야 히튼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공주가 되고 싶다는 딸 에밀리를 위해 이집트와 수단 사이 누구의 땅도 아닌 사막에 그들만의 국가를 건설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마이크로네이션은 그곳이 처음이자 유일한 것은 아니다.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국가가 되는 그 초소형 국가체는 여럿 존재한다.

그런 마이크로네이션이 국내에도 등장했다. 삼성동 박근혜 사저가 바로 그런 마이크로네이션이 되어버린 듯하다. 친박 의원들은 나서서 업무를 나눠 자택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 헌법에 의한 결정을 부정한 채 자신의 집에 칩거한 채 추종자 몇을 데리고 국가에 대항하겠다고 나선 여왕의 한풀이는 그렇게 국민을 피로하게 만들고 있다.

독재자 박정희의 딸로 진짜 공주처럼 대접을 받으며 살아왔던 박근혜에게는 대한민국 자체가 자신의 왕국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추종자들을 부추기고 방치하며 시위와 폭력, 겁박의 말들이 쏟아지게 만들었던 박근혜. 그런 상황들로 인해 세 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지만 박근혜는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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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이들만이 국민이라 생각하는 박근혜와 그를 이용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추한 정치꾼들이 뒤섞인 삼성동 박근혜 사저는 마이크로네이션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사악한 자들의 권력 놀이도 이제는 끝났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앞으로 이어질 대한민국의 미래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아무리 꼼수를 부린다고 해도 국민은 무너지지 않는다. 절대 무너질 수 없는 의지가 촛불집회를 통해 명확하게 피어났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촛불집회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시대는 명확하게 변하고 있다. 이념 논쟁을 넘어 다양한 아젠더를 제시하고 함께 어울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광장에 나섰고, 이는 대한민국이 과거 세력들과 이별을 선언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게 새로운 대한민국은 이제 시작되려 한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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