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이정미 재판관에 의해 박근혜 대통령의 범죄 혐의가 낭독되었다. 몇 가지는 탄핵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박근혜가 더는 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이어갈 수 없다며 파면을 선고했다. 8인 헌재 심판관의 전원 합의로 이뤄진 인용 결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기회를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 파면;
최순실과 함께한 국정농단, 적폐 청산 시작해야

박근혜는 더는 대통령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물러나야 했던 박근혜는 오늘까지 버티다 헌재에 의해 파면을 당하게 되었다. 이로써 1925년 이승만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의해 탄핵을 당한 후 두 번째 탄핵을 당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검찰과 특검의 수사마저 부정해왔던 박근혜는 이제 사인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었다.

헌재의 탄핵 인용은 당연했다. 그동안의 헌재 심판 과정을 보면 대통령 측이 이길 수 없는 판결이었다. 대리인단이 단 한 번도 법리적으로 맞서 싸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법이 아닌 감정싸움을 부추기던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미 시작하기 전부터 자신들이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었다.

지난해 대국민담화 마친 박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헌재는 대리인단이 주장했던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과정에서의 헌법 법률 위배 사항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대리인단의 주장과 달리,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발언으로 시작된 헌재 판결문에선 주요 사안들이 모두 언급됐다.

문체부 장관과 고위 간부에 대한 부당한 임명권과 관련해 김기춘이 개입하고 박근혜 역시 대통령의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부당해 보이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는 이상 이를 부당하게 임명권을 행사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참혹한 사고임은 분명하지만 대통령이 그 구조 과정을 책임져야 할 의무는 없다고 했다. 무능력하고 태만했다는 것만으로 탄핵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는 못했지만 이를 탄핵의 이유로 삼기는 힘들다는 주장이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선고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의 세계일보 인사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정황상 정윤회 문건과 관련해 세계일보 보도가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이 역시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명확하게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것이 문제가 되어 세계일보 사장이 청와대에 의해 해고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헌재는 박근혜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명확하게 탄핵 사유라고 밝혔다. 헌재는 "미르와 K스포츠재단 운영과 의사 결정을 박근혜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이 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의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최순실에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준 대목이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자세하게 파면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했다. 그동안 수없이 공개되고 언급되었던 범죄 사실이 헌재에서 명확하게 인정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헌재는 이념과 진영 논리가 아닌 오직 헌법수호를 위한 판결이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박근혜는 대통령에서 파면되었다.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자가 대통령이 되면서 모든 문제는 시작되었다. 이 상황에서 탄핵은 너무나 당연한 결정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지난 과거의 적폐와 결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10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방송중계로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지켜본 시민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재가 밝힌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가 속이 후련해지는 기쁨으로 다가온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인해 엉망이 되어버린 사회 시스템을 제대로 바로잡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더욱 큰 절망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정희로 시작해 박근혜로 이어졌던 독재 권력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독재 정권의 몰락과 함께 대한민국은 그동안 쌓인 적폐들을 모두 청산해야 한다. 적폐 청산 없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는 없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들은 적폐 청산을 최우선으로 해야만 한다.

그리고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붕괴된 언론이 바로설 수 있는 특단의 조처도 병행해야 한다. 언론이 죽으면 사회 전체가 붕괴될 수밖에 없음이 9년 동안 증명됐으니 말이다. 박근혜는 이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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