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중 한 명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북핵 미사일과 사드 배치로 촉발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평화 정책 '이재명 프로세스'를 제안했다. 대선후보 중 가장 발빠른 행보다.

이재명 시장은 8일 오후 강원도 원주시청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매우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사드 배치는 가뜩이나 엉킨 실타래를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사드가 북핵 미사일 방어용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들이 떠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시장은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사드 배치를 강행하며 위기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사태가 조금이라도 악화된다면 우리의 생존도 미래도 불투명 해질 것"이라면서 "이러한 엄중한 상황을 돌파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이재명 프로세스'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이 제안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이재명 프로세스'는 ▲이해당사자의 현상 즉시 동결(스탠드 스틸) ▲당사자 간 최고위급 국제협상의 조속한 실시 ▲포괄적 패키지딜 합의 등 3단계로 나뉜다.

이재명 시장은 첫 단계인 스탠드 스틸에 대해 "모든 이해당사자가 엄중함을 인식하고 긴장을 조성하는 일체의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사드 배치를 중단하고, 중국은 경제 보복을 유보하며, 미국은 전술핵 논의를 중단하고,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국제협상 실시에 관한 것으로 "한중, 북미, 미중, 남북 등 이해 당사자들이 당면 현안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기 위한 최고위급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대화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협상기간 중 이해당사국들은 상호 신뢰를 보증하기 위한 조치로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미국은 군사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는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 한국은 사드 배치 유보, 중국은 경제 보복 을 중단해야 한다"고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각급 양자회담은 남북미중 4자 회담으로, 나아가 러시아와 일본이 참여하는 '신6자회담'으로 진화시켜 '동아시아 평화 라운드 테이블'을 상설기구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포괄적 패키지딜 단계에 대해서 이재명 시장은 "북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 나아가 궁극적으로 핵 폐기 및 북미수교 체결, 사드와 경제 보복 동시 중단을 핵심으로 하는 패키지딜에 합의하고, 각 이해당사국은 신뢰조치의 이행을 상호 보증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아시아 2.0' 시대로의 진입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시장은 "이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의지와 역할"이라면서 "우리 정부는 이해당사자이자 조정자로서 관련국들이 성실하게 대화와 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균형외교를 전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남북관계가 모든 프로세스의 중심고리임을 자각하고, 적극적인 남북대화를 통해 화해와 평화공존이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이재명 프로세스'가 실현된다면 동아시아에서의 전쟁위기와 군비경쟁은 끝날 것"이라면서 "동아시아는 국제협력과 공동안보의 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며, 그 바탕 위에 우리 경제도, 우리의 삶도 꽃 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