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후보등록을 마친 제41대 한국기자협회장 후보들이 20일 처음으로 공식 정견발표에 나섰다.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주요 쟁점이 됐고 기자협회 정체성과 회비납부 문제 등도 논의됐다. 현 집행부에 대한 비판도 터져 나왔다.

▲ 20일 낮 12시 서울 정동 경향신문 회의실에서 제41대 한국기자협회장 후보 공동간담회가 열렸다. ⓒ정은경
이날 자리는 경향신문과 한겨레, 문화일보, 내일신문, 일요신문 등 서울 서대문과 마포 근처 언론사 대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후보를 초청하는 것보다 한 자리에서 후보들의 정책을 비교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기호 1번 세계일보 조정진 기자 “내분 추스르겠다”

▲ 세계일보 조정진 기자.
세계일보 조정진 기자는 “그간 불거진 기자협회 내분을 추스르겠다”고 밝혔다.

조 기자는 “현 집행부 가운데 두세분은 내분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분들 아닌가 싶다”며 “내분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조직을 내부적으로 추스르고 기협과 언론노조 사이에 링커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 기자는 지난 88년 부산일보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해 스포츠조선을 거쳐 세계일보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중장기발전기획위원회 위원장, 세계일보 노조 공정보도위원장을 지냈다.

기호 2번 KBS 박상범 기자 “기협은 기자들의 단체…기자들에게 돌려줘야”

▲ KBS 박상범 기자.
KBS 박상범 기자는 “기자협회는 회장이나 사무국, 편집국 또는 어떤 지향성이 있는 운동을 위한 단체는 아니다. 기자협회는 기자들의 단체라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된다”며 이익단체로서의 성격을 강조했다.

“회비를 제대로 내지 않는 지회가 있다”는 한 참석자의 지적에 대해 그는 “기자가 300명 이상 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MBC 등은 모두 회원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들어오지도 않고 지역신문사 가운데서도 회비를 연체하고 있는 곳이 많다. 조세 공평성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회비를 몇 달 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기자협의회 초대 회장으로서 신문기자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방송기자협의회가 신문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신문기자들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방송기자들을 재교육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호 3번 CBS 권영철 기자 “현장의 소리 듣겠다”

▲ CBS 권영철 기자.
CBS 권영철 기자는 “현재 기자협회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장 회원들을 목소리를 듣는 데 취약하다는 것”이라며 “회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기자들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협회 정체성과 관련해 권 기자는 “기자협회가 기자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 조직은 아니다”라고 말해 KBS 박성범 기자와 차이를 드러냈다. 권 기자는 “기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야겠지만 기자협회는 재벌과 싸우면서 기업 연수를 늘려야 하는 이중성이 있다”며 “기자들이 기자협회에 요구를 많이 하면 정체성이 흔들리게 돼있다”고 말했다.

현 집행부 책임론에 대해 권 기자는 “기협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사과도 드려야 하고 반성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기자는 지난 89년 CBS에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체육부 등을 거쳐 현재 사회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기자협회 지난 집행부에서 부회장을 지냈다.

기호 4번 국민일보 김경호 기자 “존경받고 신뢰받는 조직 만들겠다”

▲ 국민일보 김경호 기자.
국민일보 김경호 기자는 “앞으로 더 이상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기자협회장을 해서는 안되겠다. 우리가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하는데 어느 순간 기자들이 회사원처럼 돼버렸다”며 “존경받고 신뢰받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 집행부 책임론에 대해서는 김 기자 역시 “3박4일 수석부회장을 했지만 원천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본다”며 “책임을 느끼고 있고 또 다른 책임을 느껴 다시 나왔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지난 87년 제주 MBC에 입사,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88년 국민일보에 입사해 사건팀장, 뉴미디어센터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조직역량강화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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