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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유느님 없는 박명수, ‘스티브 잡스’ 아닌 ‘번잡스’[이주의 BEST&WORST] KBS2 <완벽한 아내>, JTBC <잡스>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7.03.04 11:21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줌마렐라 드라마 그 이상 <완벽한 아내> (2월 27~28일 방송)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KBS2 <완벽한 아내>의 주인공인 재복(고소영)은 빠른 시일 내에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처지이자, 정규직 심사에서 탈락한 계약직 수습사원이자, 남편의 불륜을 목격한 상태다.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주부 재복의 인생을 그린 생활밀착형 드라마인 것 같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종종 등장하는 미스터리한 장면은 <완벽한 아내>를 그저 그런 생활밀착형 드라마 이상의 작품으로 만들어낸다. 

먼저, 남편 정희(윤상현)의 내연녀 나미(임세미)부터 의심스럽다. 그녀의 다이어리에 적힌 ‘D-19’이라는 글자, ‘알바’라고 저장한 의문의 여자와의 통화, 그리고 그녀에게 받은 두둑한 돈 봉투. 어쩌다 보니 지금은 진심으로 정희를 사랑하게 됐지만, 그 시작은 불륜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었음이 방송 중간 중간 복선처럼 드러났다.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전셋집을 찾던 중, 재복이 3년 전부터 법조인 카페에서 알게 된 사람의 소개로 찾아간 은희(조여정)의 집도 어딘가 모르게 수상했다. 도저히 재복의 형편으로 계약할 수 없는 대저택임에도 불구하고, 은희는 재복이 부동산에 말했던 금액 혹은 더 적은 금액으로 이사와도 된다고 쿨하게 얘기했다. 심지어 재복에게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건네며 “꼭 이사 오셔야 된다”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분명 재복이 이사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그러나 은희는 재복과의 통화를 끝낸 직후, 인테리어 업체에 연락해 아이에 맞는 새 집 인테리어를 요청했다. 집주인의 배려 혹은 아량을 넘어선 수준이다. 은희가 결혼 5년차에 아직 아이가 없다는 대목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재복에게 목적이 있는 접근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재복의 삶을 무너뜨리려는 음모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어쩌다 보니’가 아니라 ‘철저히 계획된’이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말이다. 1~2회의 주요 내용은 정희와 나미의 불륜, 그리고 그것을 눈치 챈 재복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앞으로 주목해야 될 부분은 재복을 둘러싼 물음표들이다. 

이 주의 Worst: 유느님 없는 박명수, ‘스티브 잡스’ 아닌 ‘번잡스’ <잡스> (3월 2일 방송)

JTBC 신개념 직업토크쇼 <잡스>

오프닝. JTBC <잡스>의 세 진행자 박명수, 노홍철, 전현무는 방영 전 프로그램에 대한 악플을 읽었다. “박명수가 메인이면 망하던데”라는 댓글이 나왔다. 노홍철은 “박명수는 메인이 아니다”라고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노홍철의 말대로 박명수가 메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보조 역할에도 충실하지 못했다. 방송 중간, “박잡스부터 A.I로 대체될 듯”이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박명수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분석한 ‘디스 자막’이었다. 

기계적인 A.I가 오히려 낫겠다는 생각이 든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A.I가 야구해설가를 대체할 수 있는가’에 대해 굉장히 차분하게 얘기하는 송재우 야구해설가에게, 박명수는 느닷없이 “지금 굉장히 격앙되셨다”고 흐름을 끊었다. 전현무가 “차분한데요?”라고 수습했지만, 박명수의 끼어들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얼마든지 얘기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잘하고 있는 얘기를 도중에 끊은 사람이 바로 박명수인데 말이다. 뜬금없는 끼어들기 멘트로 방송 흐름을 끊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유느님’ 유재석이 없다는 것이었다. 전현무의 수습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JTBC 신개념 직업토크쇼 <잡스>

3잡스가 야구 해설 실력 테스트를 할 때였다. 전현무가 한 선수의 ‘구질’에 대해 묻자, 박명수는 “구질이요? 구질구질하게 그런 걸 물어보시면... 프로 선수인데 알아서 던졌겄죠”라고 무책임한 멘트를 던졌다. 안다. 이건 예능이고, MC들이 진지하게 야구해설가 시험을 보는 자리도 아니라는 것을. 백 번 양보해서 ‘아재개그’라고 감싸주려고 해도, 이건 야구해설가 게스트를 면전에 두고 내뱉을 멘트의 종류가 아니다. 막 던져도 재밌는 개그와 그냥 아무 말이나 성의 없이 하는 건 다르다. 박명수는 ‘막 던지는 버럭 개그맨’이라는 자신의 캐릭터를 방패막 삼아, 정말 아무 말이나 던지고 있다. 재미는 둘째 치고, 기본적인 존중과 예의의 개념도 상실한 멘트들이 적지 않다. 

그나마 박잡스의 단점을 커버한 건 두 게스트였다. 선수 출신 해설가 박찬호와 비선수 출신 송재우 해설가는 MC들의 뻔한 질문도 찰떡같이 받아서 대답했다. 세 진행자가 어영부영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에 게스트들에게 압도당하는 첫 회였다. 박찬호가 스튜디오에 등장하면서 “저 뒤에서 기다리는데,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 ‘번잡스’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아재 개그’라는 자막으로 포장했다. 하지만 그건 개그가 아니라 진심이었을 것이다. <잡스> 첫 회가 그것을 증명했다.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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