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박기영 기자] 불법보조금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재고 소진에 돌입했다. 지난 1일 스마트폰 불법보조금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모 커뮤니티에는 갤럭시 시리즈의 출고가를 인하했다는 소식이 퍼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이 구형 제품의 출고가 조정으로 재고소진과 함께 LG의 신제품으로 인한 자사 점유율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를 누린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일 신도림역 인근 한 쇼핑몰에서 고객들이 스마트폰 구매를 위해 상담을 하고 있다.ⓒ미디어스

신도림 쇼핑몰 한 층에 가득한 스마트폰 매장 5곳 중 4곳 정도에서 고객들이 구입 상담을 진행 중이었다. 한 매장에서는 “얼마까지 알아보고 왔냐?”며 “선제시 아니면 판매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수의 매장 상담 책상에는 ‘가격을 언급하는 즉시 상담 종료’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가격 상담은 계산기를 통해 이뤄졌다. 모 커뮤니티는 불법보조금을 지급하는 매장이 많은 곳으로 신도림역 인근 쇼핑몰과 강변 인근 쇼핑몰을 들었다.

매장마다 스마트폰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갤럭시S7 32GB 모델의 가격은 19만원에서 26만원까지, 갤럭시S7 엣지 32GB 모델은 25만원에서 32만원까지 제시됐다. 한 판매 직원은 “갤럭시 모델의 가격 차이는 단순한 출고가의 차이기 때문에 매장별 가격 차이는 있어도 모델별 할인 폭은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스마트폰 판매 매장 진열대에 '싸게 팔다걸린 집'이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올려져 있다. ⓒ미디어스

매장 중에는 영업정지를 처분 받은 곳도 있다. 그중 한 곳은 ‘싸게 팔다가 걸렸다’고 적힌 팻말과 연락처로 보이는 번호를 매장 진열대에 올려놨다.

겔럭시S7 32GB모델을 19만원에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30만원 상당의 불법보조금을 받는 셈이다. 지난 1일 기준 갤럭시S7 32GB의 출고가는 79만9700원이며 SK텔레콤은 최대 30만9000원, KT와 LG유플러스는 33만 원을 공시지원금을 지원한다. 기기변경과 번호 이동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번호이동이 2-3만원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방문한 매장 대부분은 7만원 상당의 요금제 6개월 유지와 2만원 상당의 부가서비스 3개월 유지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카드’만 받았다. 신용카드 중 통신비 지원 혜택이 있는 카드를 발급하면 그로 인해 할부금이 상쇄되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다. 해당 카드로 월 30만 원 이상 사용 등 전제조건이 붙었다.

판매 과정에서 구매자의 재직 회사 명함을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 한 매장 직원은 “단속이 떴다는 정보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서류 중에는 약정 기간을 지키지 못할 시 ‘해당 매장’에 8만원에서 30만원의 위약금 물어야한다는 ‘확약서’도 있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본사에서 그런 행위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편법적으로 유통 과정에서 확약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 과정에서 생기는 일이라 본사에서는 전혀 알 수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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